강해지는 태풍에 안전 위협받는 부산의 상징 오륙도등대

2017. 6.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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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으로 태풍의 위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부산항의 상징이자 각종 선박의 뱃길을 밝히는 오륙도등대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부산해수청은 오륙도 중에서 가장 외해 쪽에 있는 밭섬의 등대 아래쪽 암석들이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의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강력한 태풍 차바가 몰고온 파도의 충격으로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일단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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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건물 아래 암석 균열 확대, 곳곳서 바위 떨어져 나가.."항구적 안전대책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기상이변으로 태풍의 위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부산항의 상징이자 각종 선박의 뱃길을 밝히는 오륙도등대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등대가 있는 오륙도의 밭섬(등대섬)을 이루는 암석의 일부 균열이 커지고 곳곳에서 바위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0월 한반도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차바 때 받은 충격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부산해수청은 보고 있다.

차바는 당시 부산의 항만시설에 큰 상처를 냈다.

(부산=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한반도 남부를 강타한 태풍 차바가 몰고온 거대한 파도가 오륙도등대를 덮치고 있다. 2017.6.28 [부산해양수산청 제공=연합뉴스] lyh9502@yna,co,kr

감천항과 다대포항의 방파제가 크게 파손됐고 신선대 준설토 투기장 호안 절반가량이 무너지는 등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를 안겼다.

밭섬의 수면 위에 드러난 부분(28m)을 포함해 전체 높이가 55.5m인 오륙도등대도 예외가 아니다.

높이가 50m를 넘는 파도가 덮쳐 선착장 콘크리트계단 30m가 부서지고 선착장에서 등대로 올라가는 계단의 안전난간 230m가 파손되거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등대건물의 출입문과 창문이 망가지고 직원 숙소와 사무실은 침수 피해를 봤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오륙도등대 선착장에서 등대건물로 오르는 계단의 난간. 태풍 차바 때 230m가 부서지고 사라져 새로 설치했다. 2017.6.28 lyh9502@yna.co.kr

1937년에 11월에 처음 건설됐다가 높이가 2.6m에 불과해 1998년 12월에 새로 지은 오륙도등대는 육지에서 1.5㎞가량 떨어진 바다에 있는 데다 태풍이 한반도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크고 작은 태풍을 고스란히 맞는다.

2003년 가을에 불어닥친 태풍 매미 때도 안전난간 650m가 사라지거나 끊어지고 출입문과 창문 20여개가 산산이 부서졌다.

2010년 태풍 말로가 내습했을 때는 선착장 연결다리가 파손되고 건물의 창문 일부가 부서졌다.

이종학(59) 오륙도등대관리소장은 "지난해 태풍 차바 때는 파도가 등대 가장 높은 곳까지 덮쳤다"며 "예전보다 태풍의 위력이 훨씬 세져 최근에는 시설물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오륙도등대관리소장 이종학씨가 태풍 차바 때 파도에 바위 일부가 떨어져 나간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2017.6.28 lyh9502@yna.co.kr

이 소장은 "차바가 지나간 뒤부터 파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섬 남쪽의 깊게 파인 부분의 바위 틈새가 전보다 조금 더 벌어진 것 같고, 섬 여기저기서 바위들이 부서져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중한 자연유산인 오륙도와 부산항의 역사가 담긴 등대를 길이 보전하려면 더는 태풍에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남구 용호동 앞바다에 있는 오륙도는 등대가 있는 밭섬을 비롯해 굴섬, 송곳섬, 바석섬, 솔섬, 방패섬으로 이뤄졌으며 밀물 때 솔섬과 방패섬을 연결한 부분이 물속에 잠기면 6개가 됐다가 물이 빠지면 5개로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72년 부산시 기념물 22호로 지정됐고 2007년에는 국가명승으로 격상됐다.

[촬영 이영희]

부산해수청은 오륙도 중에서 가장 외해 쪽에 있는 밭섬의 등대 아래쪽 암석들이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의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강력한 태풍 차바가 몰고온 파도의 충격으로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일단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정밀안전진단을 벌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영태 부산해수청 항로표지과장은 "바위로 이뤄진 섬이라 당장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상이변으로 지금보다 더욱 강한 태풍들이 닥친다면 심각한 파손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오륙도 앞 물속에 수중 방파제(잠제)를 설치하는 등 근본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오륙도등대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무인화하고 지방자치단체에 관리를 맡겨 레스토랑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이곳을 찾을 많은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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