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현미경]2016~17시즌의 흐름, 개인 기록의 폭발

2017. 6.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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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2016~17시즌 MVP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발표됐다. 러셀 웨스트브룩(29·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 그 영예를 차지했다.

웨스트브룩은 시즌 81경기 동안 평균 31.6득점 10.4어시스트 10.7리바운드를 통해 잊히기 힘든 개인 기록을 남겼다. 1961~62시즌의 오스카 로버트슨에 이어 55년 만에 다시 나온 NBA 역사 2번째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이다.

경이로운 대기록을 발판 삼아 웨스트브룩이 시즌 MVP를 수상했다. ⓒAFPBBNews = News1

또한 MVP 투표 총점에서 웨스트브룩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제임스 하든(28·휴스턴 로켓츠)도 정말 오랫동안 나오지 않던 개인 기록을 작성했다. 하든의 시즌 평균 29.1득점 11.2어시스트 8.1리바운드도 로버트슨 외엔 넘긴 선수가 없는 대기록이다.

이렇게 시즌 트리플더블과 시즌 트리플더블 근처의 기록 경쟁 구도는 꽤 낯선 편이다. 현대 농구에서 보기 힘든 대형 숫자끼리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시즌은 여타 시즌들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할 수 있다.

▶팀 성적을 뚫고 나온 개인 기록의 크기

물론 역대 시즌 MVP들 중에서 웨스트브룩의 팀 성적보다 낮은 경우는 있었다. 올시즌 오클라호마시티는 57.3%(47승35패) 승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보다 낮은 승률을 기록한 MVP의 소속팀은 NBA 첫 MVP인 1955~56시즌 밥 페팃의 세인트루이스 호크스(승률 45.8%)를 시작으로 총 4번 있었다. 또한 1978~79시즌 모제스 말론의 휴스턴 로켓츠는 올시즌 오클라호마시티와 동일한 승률이었다.

하지만 위에 나온 사례들 중 가장 최근이 1981~82시즌 말론의 휴스턴(승률 56.1%)이었을 정도로 꽤 먼 과거다. 21세기로만 한정해 봐도 MVP와 팀 성적의 상관관계는 거의 필수에 가까웠다. 이 같은 경향을 거스를 만큼 웨스트브룩의 개인 기록은 경이로웠다고 할 수 있다.

▶공격 진영의 시작과 끝

웨스트브룩과 하든의 공통점이라면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어떻게든 일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득점 행위나 어시스트 또는 턴오버로 끝나는 경우가 그냥 패스로 끝나는 경우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코트에 나온 시간 동안 야투 및 자유투 시도 또는 턴오버를 통해 팀의 공격 기회 중 차지한 비중을 보는 계산법이 유시지 퍼센티지(Usage percentage, 이하 USG%)다. 또한 코트에 나온 시간 동안 동료들이 성공시킨 야투 중 해당 선수가 어시스트해준 비중을 보는 계산법이 어시스트 퍼센티지(Assist percentage, 이하 AST%)다.

USG%와 AST%는 서로 동시에 높은 경우가 많지 않다. USG%는 주로 득점원의 숫자이고 AST%는 주로 포인트 가드의 숫자인데 전통적인 농구에선 서로 분리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웨스트브룩의 기록에 가려졌지만 하든도 한 선수가 뽑아내기 힘든 대기록을 작성했다. ⓒAFPBBNews = News1

하지만 웨스트브룩과 하든은 이야기가 다르다. NBA 통계사이트 바스켓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올시즌 웨스트브룩의 USG%는 41.7%, AST%는 57.3%다. 놀랍게도 웨스트브룩의 USG%는 출전시간 자격요건을 갖춘 역대 개인 시즌들 중 최고치이며 ASG%는 역대 3번째로 높다.

한편 하든은 역대 30번째의 USG%(34.2)와 역대 16번째의 AST%(50.7)의 조합이다. 웨스트브룩에 비하면 둘 다 낮은 순위로 보이지만 NBA 역사에서 두 숫자를 동시에 만족시킨 선수는 웨스트브룩과 하든 둘뿐이다.

USG%를 30% 이상으로, AST%를 40%이상으로 동시에 만족시킨 개인 시즌은 역대 총 10회뿐이다. 그 중 웨스트브룩이 4회를 차지했고 하든 1번, 나머지 5회도 모두 2008~09시즌 이후에 나왔다. 나머지 5회가 각기 토니 파커, 드웨인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 데론 윌리엄스, 존 월이 1회씩 남겼다. 이들 모두 팀의 에이스이자 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즉 최근 볼 핸들러가 공격의 시작과 끝을 동시에 맡아 처리하는 경향이 높아졌음을 이 숫자로 느낄 수 있다.

▶이후 재현 가능성

우선 하든의 경우는 다음 시즌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의 감독에 선정되기도 한 휴스턴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볼을 주도적으로 다루는 선수에게 많은 선택지를 부여하는 편이다. 또한 하든이 별도의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아직은 기량 하량을 볼 나이도 아니다.

웨스트브룩은 올시즌 보여준 숫자에 극단적인 성격이 있다. 평균 30득점 이상의 시즌 트리플더블을 떠나 이렇게 팀의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한 활동을 또 재현해낼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힘들다. 이렇게 많은 득점 활동과 경기 조립 활동을 동시에 본 경우는 신기원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미지의 영역은 아니다. 2014~15시즌 케빈 듀란트라는 스타 동료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빠졌던 동안 웨스트브룩은 올시즌에 준하는 기록을 작성했었다. 즉 시즌 트리플더블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없더라도 비슷한 평균 기록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대신 각 소속팀에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는 동료가 나타난다면 분명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어디까지나 올시즌 나온 기록은 팀의 한 선수에게 많은 부담이 쏠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클라호마시티나 휴스턴이나 웨스트브룩과 하든의 기록을 긍정적으로 줄일 수 있는 동료의 모색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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