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골프 기대주 김태우 "과일 팔아 뒷바라지한 어머니께 우승선물 드려야죠"

김인오 2017. 6.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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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과일 장사를 그만두셨다는 것이 가장 기뻐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태우(24)는 180cm의 훤칠한 키에 곱상한 외모를 가졌다.

"지난해 어머니가 과일 장사를 그만 두셨다. 사실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쁜 일이다. 주변에서 '효자'라고 칭찬하는 데 아직은 부족하다. 어머니에게 우승컵을 안겨 드리기 전까지 난 세상에 둘도 없는 불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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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29일 KPGA 전북오픈 출사표
국가대표 탈락 후 드라이버 입스까지
어머니 새벽장사 고생 보며 이 악물고 훈련
KPGA 선수권 4위 여세 몰아 첫승 도전
김태우(사진=KPGA)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어머니가 과일 장사를 그만두셨다는 것이 가장 기뻐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태우(24)는 180cm의 훤칠한 키에 곱상한 외모를 가졌다. 부잣집 도련님처럼 살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란 환경은 그렇지 않다. 그는 사연이 많은 골퍼다.

국가대표로 촉망받던 선수였던 김태우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프로 데뷔를 늦췄다. 하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 충격으로 드라이버 입스까지 찾아왔고, 23살이 돼서야 투어에 들어올 수 있었다. 또래들보다 많게는 5살, 적게는 3살 정도 늦게 ‘직업 골프선수’가 된 것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한 동안 방황했다. 갑자기 찾아온 드라이버 입스로 그 해 하반기에 열렸던 투어 프로(정회원) 선발전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골프를 포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어머니 때문이다.”

김태우의 어머니는 부동산 중계가 본업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자식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수입이 점점 줄었다. 국가대표 탈락 후 김태우는 나라의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자식 뒷바라지가 걱정됐던 어머니는 근처 시장에서 과일 장사를 시작했다. 꽤 오래 부동산업을 한 탓에 장사는 그런대로 됐다.

“장사를 위해 새벽마다 일어나셨다.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시간이 날때마다 시장에 나가 장사를 도와줬지만 어머니는 원치 않으셨다. 빨리 데뷔해서 어머니의 고생을 덜어주는 것만이 효도였다.”

김태우는 이를 악물었다. 가장 문제였던 드라이버 입스를 고치기 위해 하루종일 연습장에서 살았다. 누구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스스로 헤쳐나갔다. 6개월간의 노력으로 드라이버는 원상태로 돌아왔다.

“2015년에 챌린지 투어(2부 투어)를 뛰었다. 우승은 없었지만 톱10에 4차례나 들었다. 수입도 2000만원 가까이 올렸다. 작은 금액이지만 어머니 통장으로 입금된다는 생각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신감이 붙은 김태우는 2016년 코리안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신한동해오픈 준우승으로 1억원이 넘는 상금도 만져봤다. 루키 중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상(명출상)도 받았다.

“지난해 어머니가 과일 장사를 그만 두셨다. 사실 우승한 것보다 더 기쁜 일이다. 주변에서 ‘효자’라고 칭찬하는 데 아직은 부족하다. 어머니에게 우승컵을 안겨 드리기 전까지 난 세상에 둘도 없는 불효자다.”

올 시즌도 출발이 좋다.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18위를 하더니 지난주 끝난 KPGA 선수권대회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는 내 골프 인생의 전환점이다. 9개홀에서 무려 7타를 줄였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나도 우승할 수 있는 선수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태우는 29일 개막하는 NH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노린다. 지난주부터 인연을 맺은 캐디와의 호흡도 좋아 내심 기대가 크다.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강성훈 선배의 친형인 강성도 씨가 캐디를 봐주고 있다. 10년 동안 투어에서 활동해 경험이 풍부하다. 코스 매니지먼트 등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때문에 나는 공만 잘 치면 된다. 컨디션도 샷 감각도 나쁘지 않아 솔직히 우승이 기대된다.”

김인오 (inoblu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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