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전 "'나야 나'는 10년 전 만들었던 곡"

이소라 2017. 6. 28.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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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명 녹음만 12시간 걸려.. '프듀3' 만들어지면 곡 응모할 것"
프로듀서 라이언 전은 "아직 해외 음원차트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나야 나'는 해외 팬들도 좋아할 것이라 장담한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4분 7초 분량의 노래 한 곡에 무려 89명의 목소리가 담겼다. 방영 전 하차한 연습생과 녹음이 제한된 F등급을 제외한 연습생 전원이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시즌 2’(‘프듀2’)의 대표곡 ‘나야 나’는 연습생들이 오디션 과정에서 소화한 첫 ‘미션곡’이었다. 연습생들이 첫 선을 보인 Mnet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 무대에 등장했고, ‘프듀2’ 방송 말미 공개되는 순위 발표에서 배경음으로 활용되며 방송의 주제곡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야 나’는 시즌 1의 대표곡 ‘픽미’를 작곡한 프로듀서 라이언 전(39.본명 전세원)이 그의 작곡팀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2010년 가수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으로 대중음악계에 얼굴을 알린 라이언 전은 그룹 샤이니의 ‘루시퍼’, 소녀시대 태연의 ‘아이’, 레드벨벳의 ‘덤덤’, 아이오아이의 ‘왓어맨’ 등을 작곡하며 아이돌 시장의 대표 음악가로 떠올랐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에이팀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라이언 전을 만났다. 그는 ‘나야 나’ 녹음 당시를 떠올리며 “89명 연습생 전원의 목소리를 일일이 듣고 파트를 배정했는데 정말 진이 빠지더라”고 말했다. 라이언 전에게 ‘나야 나’와 마지막 결승곡 ‘슈퍼핫’의 제작 과정 뒷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라이언 전과의 일문일답.

-’픽미’에 이어 ‘나야 나’까지, 이 정도면 ‘프로듀스 101’ 공식 작곡가가 아닌가.

“시즌 1 제작 소식을 듣고 그야말로 ‘대박’이다 싶었다. ‘연습생 101명이 한데 모이면 무슨 일이 생길까’ 궁금증이 일었다. 그래서 ‘픽미’를 준비해 응모했다. 주변에선 다들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부정적으로 봤고, 그래서인지 경쟁자가 많지 않았다. 시즌 2 때 응모작이 몇백 곡으로 불어난 것을 보고 방송의 인기를 실감했다.”

-’나야 나’는 어떻게 작곡하게 됐나.

“‘나야 나’는 10년 전에 만든 곡이다. 원제는 ‘문라이트’이었고 가사도 ‘너와 함께 달빛을 걸어가’란 내용의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였다. 이 곡을 작곡팀과 함께 ‘프듀2’의 이미지와 맞게 바꿨고, 안준영PD가 직접 작사에 참여해 지금의 형태가 나왔다.”

-연습생 모두의 목소리를 다 담기가 어려웠을 듯하다. 어떻게 녹음했나.

“F 등급을 제외한 모든 연습생의 목소리를 일일이 다 듣고 중심축이 되는 친구들 19명을 추렸다. 실력보다는 곡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지닌 친구, 노래할 때 연출을 잘하는 친구 위주로 선발했다. 19명을 메인으로, 89명을 배경으로 깔아 연습생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녹음이 12시간 정도 걸렸는데, 지친 기색 없이 애쓰는 모습을 보고 데뷔에 대한 간절함을 읽었다.”

-최근 최종 멤버 11명이 꼽히고 콘서트용으로 재녹음을 했다.

“12시간 녹음했던 게 3~4시간으로 단축됐다. ‘왜 이렇게 잘하냐’고 물어봤더니 애들이 ‘토 나올 때까지 노래했다’고 하더라. 노래가 입에 배어 툭 치면 술술 나오는 수준이었다. 최종 멤버로 재녹음할 때 보니, 방영 초 녹음할 때 메인 파트를 맡았던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옹성우, 이대휘, 황민현, 하성운 등이었다.”

-마지막 경연곡 ‘슈퍼 핫’은 어떻게 작업했나.

“이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다.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파티 분위기를 연상했고 2~3주 만에 ‘슈퍼 핫’을 만들었다. 2주일 안에 녹음, 편집, 믹싱, 마스터링까지 마무리해야 했는데, 극한의 상황에서도 연습생들이 잘 움직여줘서 수월히 해낼 수 있었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 2’는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16일 마지막 회 시청률 5.2%를 달성했다. CJ E&M 제공

-방영 초와 방영 말미 연습생들이 달라진 점이 있나.

“당연한 얘기지만 실력이 늘었다. 그런데 최종 결과가 나오기 직전이라 그런지 다들 긴장을 많이 했더라. 제 실력을 발휘 못 하는 친구들도 보여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녹음할 때 늘 즐겁게 임하려고 한다. 작업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프로듀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1과 시즌 2의 차이는.

“이 친구들이 극한의 상황에 치닫는다. 거기서 이겨야 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시즌2에서는 경쟁보다 서로 응원하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경쟁 속에서도 팀워크를 발휘하고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꼭 사회의 축소판 같았다.”

-훈련 과정이 공개되면서 아이돌 가수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달라진 것 같다.

“아직 방송에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아이돌 가수를 업신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안타깝다. 이 친구들이 단기간에 꿈을 이루는 것 같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 투자하는 노력과 시간은 상상 이상이다. 실력이 부족한 친구들은 다른 이들보다 배로 노력해도 안 되니 억울해한다. 부족해서 질책할 수 있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고 피땀 흘리는 이들의 노력은 무시하지 말았으면 한다.”

-시즌 3가 나오면, 라이언 전의 음악을 또 들을 수 있는 건가.

“아직 시즌3 얘기는 없지만, 언제든지 마음은 열려있다. 공정하게 다른 응모작과 경쟁해서 ‘픽미’, ‘나야 나’를 선보였다. 시즌 3가 있다면 다시 데모곡을 넣어볼 생각이다.”

-최종 선발된 멤버로 구성한 워너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안 그래도 최근 이 친구들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라’고 했다. 지금의 인기에 젖어있지 말고, 사활을 걸었으면 해서다. 사실 말 안 해도 잘할 거라 믿는다. 따지고 보면 시한부 그룹이고,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이니 그 절실한 마음이 오래갈 것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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