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 없는 AI 면접관, 인재 제대로 뽑네요

박현영 입력 2017. 6. 28. 01:01 수정 2017. 6. 2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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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채용 실험
페북에 낸 광고형 공채 클릭하면
AI가 지원자 대신 이력서 써주고
동영상 심사로 최종면접자 추천
"지원자 늘고 채용과정 정확해져"

올여름부터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의 미국 지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사니야 재퍼(21)는 채용 과정에서 독특한 경험을 했다. 이 회사 정보기술(IT) 부문 여름 인턴십에 지원했는데, 세 단계 전형을 거치는 동안 회사 관계자를 한 번도 못 봤다.

인사 담당 직원 대신 전형을 진행한 주인공은 인공지능(AI)이었다. 입사 지원 이후부터 최종 면접 전까지, 단계별로 AI가 문제를 내고 답안을 평가했다. AI 알고리즘이 재퍼를 적합한 인재로 판단해 최종 면접에 올렸고, 합격했다.

‘도브’ 비누와 ‘바셀린’ 로션으로 유명한 영국의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요즘 기발한 채용 실험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입사원 및 인턴 채용에 AI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AI를 활용한 채용에서 회사가 관여하는 건 사실상 최종 대면면접을 할 때뿐이다. 유니레버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타깃 광고형 채용 공고를 낸다. 광고를 클릭하면 채용 지원 사이트로 이동한다. 사이트에서도 지원자가 직접 이력서를 채울 필요는 없다. 지원자의 동의로 유니레버가 구인·구직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에서 자동으로 프로필 정보를 추출해 지원서를 작성한다.

AI의 알고리즘이 접수된 지원서를 샅샅이 훑어 주어진 직무에 알맞은 후보를 추려낸다. 이 과정에서 절반 정도가 걸러진다. 유니레버에 따르면 현재까지 AI 채용방식을 거친 지원서는 27만5400장이다.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는 온라인으로 짤막한 게임을 하게 된다. 직무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게임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의 집중력, 단기 기억력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다음 단계는 주어진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각자 동영상으로 찍어 제출한다. ‘일하다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식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AI가 지원자의 60~80%를 걸러낸다. 질문에 응답하는 속도, 사용하는 단어, 얼굴 표정 등을 기준으로 종합 판단한다.

인사 담당 임원과 매니저가 개입하는 단계는 마지막 대면 면접이다.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에서 최종 면접에 300명이 올라갔고, 이 가운데 200명이 최종 합격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450명의 직원이 AI 방식으로 채용됐다.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보다 다양한 인재 풀에서 신입 직원을 찾기 위해서다. 유니레버 관계자는 “과거 캠퍼스 리크루팅 투어를 할 때는 대학 8곳 정도를 방문하는 게 관례였다”며 “AI 채용을 시행한 뒤 지원자의 출신 대학 수가 3배로 늘어난 2600개로 집계되는 등 출신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지원자는 늘었지만 인공 지능 덕분에 채용 과정은 더 빠르고 정확해졌다”고 평가했다. 앤디 맥앨리스터 임원은 “인공 지능 방식으로 채용된 학생들은 과거 내가 손으로 직접 뽑은 학생들보다 더 우수하거나 최소한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채용 과정이 보다 공정해 진다는 장점도 있다. 맥앨리스터는 “채용 담당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지원자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편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고,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면접을 한 학생을 지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사람이 알고리즘을 설정하기 때문에 편견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지만 객관화된다는 것이다.

이 회사 조엘 헛천 대변인은 “AI 방식이 늘, 반드시 더 우수한 직원을 채용한다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세계 모든 지사에서 신입사원급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널리 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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