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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 10초07… 김국영 ‘마의 벽’ 깼다

입력 : 2017-06-27 21:28:47 수정 : 2017-06-27 23: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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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 국제 육상서 또 한국新… 세계선수권 출전권 확보 / 런던대회 기준 기록 10초12 통과 / 아시아 랭킹 4위·세계 36위 수준 / 이틀 전에도 10초13 신기록 경신 / 막판 스퍼트 좋아져 기록 단축 기대 / “도쿄올림픽서 준결선 진출하고파” 27일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 남자 100m 결선이 열린 강원도 정선 종합경기장. 트랙 6번 레인에 선 김국영(26·광주시청)은 호흡을 고른 뒤 스타트 블록에 발을 갖다 댔다. 그러나 출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7번 레인의 강의빈(국군체육부대)이 부정 출발을 해 타이밍을 뺏기고 말았다. 8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티켓이 걸린 국내에서 마지막 무대가 허무하게 끝날 뻔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김국영(광주시청)이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07로 우승, 자신의 한국 신기록을 이틀 만에 경신한 뒤 포효하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그러나 초속 0.8m 뒷바람을 등에 업은 김국영은 거침없이 내달렸다. 2010년부터 한국 신기록을 홀로 수차례 갈아치웠지만 매번 “세계 수준에 비하면 기록이 한참 떨어진다”는 비판을 들었기에 두려울 것도 없었다. 전력 질주 뒤 전광판에 적힌 기록은 10초07. 불과 이틀 전 KBS배전국육상대회서 세운 한국 신기록(10초13)을 또 한 번 경신하고 런던 대회 기준기록(10초12)까지 훌쩍 넘어선 김국영은 그제야 두 팔을 힘껏 쳐들며 포효했다. 이로써 김국영은 한국인 최초로 100m 10초0대의 벽을 깨며 한국 육상의 신기원을 열었다. 2015년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10초16으로 10초10대에 진입하더니 2년 만에 ‘마의 장벽’을 부순 것이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이 기존 10초16에서 높아져 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또 이틀 전 KBS배 대회 결선에서는 10초07을 기록하고도 풍속이 초속 3.6m(상한선 초속 2.0m)가 나와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김국영은 해외 무대로 눈을 돌려 다음달 9일 일본 간토육상선수권에 출전 선수로 등록할 만큼 간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국영은 기어코 2015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자력으로 세계선수권 100m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경기 뒤 “내 장점인 스타트와 초반 스피드가 통했다. 앞으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겠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준결선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김국영의 기록은 올 시즌 남자 100m 세계랭킹 공동 36위, 아시아 랭킹 4위에 해당한다. 일본의 이토 고지가 세운 10초00과 중국의 쑤빙톈이 세운 9초99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 100m 결선 8위를 기록한 트레이본 브로멜(미국)의 기록이 10.06이라 올림픽 10위권 에 해당하는 좋은 성적이다. 특히 육상 단거리 약소국인 한국에서도 9초대를 넘보는 선수가 나온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윤여춘 대한육상연맹 부회장은 “김국영의 막판 스퍼트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기록 단축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지난겨울부터 김국영은 남자 110 허들 간판으로 현재 플레잉코치로 뛰는 박태경(37·광주시청) 코치와 의기투합해 스타트와 후반 가속 훈련에 주력했다. 스타트 뒤 큰 동작으로 지면을 세게 밟아 그 탄력으로 가속하는 주법으로 변화를 노렸다. 여기에 줄곧 약점으로 지적됐던 후반 스퍼트를 보완하기 위해 400m 장거리 주행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기록 경신은 한국의 1인자로 머물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산물인 셈이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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