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원클릭] 文 첫 방미에 금융권 '0'..씁쓸한 권불십년

김영신 기자 2017. 6. 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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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에도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금융권 인사 5명이 동행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를 앞둔 지금 금융권에서는 '홀대론'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 방미 사절단 명단 뚜껑을 열어보니 "심증이 확증이 된다"는 반응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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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면서 26명의 경제 사절단을 데려갔습니다. 그중 7명이 금융권 인사였습니다. 시중은행장 5명, 보험사와 증권사 대표 각각 1명이 대통령의 첫 방미에 함께 했습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닌 금융위원회 수장인 전광우 위원장이 방미길에 올랐습니다. "민간 주도로 금융을 발전시키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에도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 금융권 인사 5명이 동행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소위 '4대 천황'이라 불린 이 전 대통령 측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은 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동행 때 물을 먹었다는 보도들도 관심을 모았었지요.

새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은 정치·외교 분야뿐 아니라 경제·산업 분야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닙니다. 대통령이 어느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으니까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를 앞둔 지금 금융권에서는 '홀대론'이 굳어지고 있습니다. 정권 출범 직후부터 금융권 홀대론이 피어올랐으나 청와대는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첫 방미 사절단 명단 뚜껑을 열어보니 "심증이 확증이 된다"는 반응이 금융권에서 나옵니다. 방미 동행 명단에 금융권 인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겁니다.

금융위원장 인사는 하세월인 채로 실손보험료 인상, 카드 수수료 인하, 법정 최고 이자율 인하 등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하는 금융 분야 정책은 모두 민간 회사들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식입니다. 금융권 앞날이 안갯속인 가운데 대통령 방미에 단 한 명의 업계 인사도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일부 금융회사는 대표가 문 대통령 방미 수행단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비해 일정을 비워두기도 했다고 합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말이죠.

첫 방미를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미국 CBS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청와대) © News1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많은 금융권 수뇌부 인사들이 대통령 측근으로 불렸습니다. 대통령 해외 순방 때 동행을 두고서 금융회사들끼리 "누가 더 대통령 측근이냐"라는 자존심 싸움도 빚어지곤 했습니다. 고위 공직을 거쳐 민간 회사 임원으로 가는 낙하산 인사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보수 정권이 민간 금융 발전을 외쳤지만, 기저에는 '금융은 산업을 지원한다'는 개발시대의 철학이 깔려있기도 합니다. 민간 금융회사들이 자발적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보다는 권력의 볕을 쬐었다는 지적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얘깁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런 '권불십년'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려는 휴지기를 두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금융산업 본연의 역할이 커지고 민·관이 선순환하는 모델로 나아간다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금융이 정부가 통제하는 관치의 대상이 되는 일이라면 시계는 제 자리 또는 거꾸로 아닐까요. 정부는 요즘 금융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홀대받는 서러움"이라는 볼멘소리를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될 겁니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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