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험, 어디까지 알아보셨나요?

매거진 2017. 6. 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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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동물 진료비를 모색하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곁에 있는 반려동물이 웬만한 사람보다 나을 때도 있다. 이 기특한 존재들에게 적합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보험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가 어느 덧 전체 가구 수의 20%를 훌쩍 넘어 그 시장이 2016년 2조 3천억 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5조 8천억 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반려동물은 더이상 특수한 존재가 아닌 일상적이고 당연한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짐과 동시에 반려동물들의 수의진료산업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데 이때 많은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의 진료비에 당황하곤 한다. 사람의 의료보험의 경우 25%만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면 되지만, 동물병원은 100%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1999년 동물 의료수가 제도 폐지로 인해 병원마다 소위 ‘부르는 게 값’이 돼 소비자로서는 적정 진료비에 대한 궁금증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 천만 가구 시대, 피부에 와닿는 실효성있는 보험제도가 필요한 때다.”


소비자교육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병원마다 초진비용의 경우 많게는 566.7% 차가 나고 빈도수가 높은 심장사상충검사 166.7%, 복부초음파 300%, 비용이 다소 높은 중성화 수술(수컷)의 경우 400% 가까이 가격차가 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오직 비용만이 의료품질의 기준이 될 수 없으며, 동물의 경우 증상이나 통증에 대해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진료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병원의 피치 못할 사정에도 불구하고 진료비 차이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는 보호자들로 하여금 부담을 주고 있고 병원의 문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있어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묻자 ‘동물병원의 진료비 기준 마련’과 동물 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보험 활성화‘가 1,2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동물 진료비에 대한 보호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반영한 결과다.


+ 우리 개가 사람을 물어도 보상해주는 보험이 있다?

진료비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이른바 ‘펫보험’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상당하다. 현대해상이 2007년 최초로 출시한 이후 국내에 펫보험이 도입된 지 10여년이 넘었다. 삼성화재의 경우 2015년부터 가입자 수가 연간 천 단위를 넘기 시작했고, 롯데손해보험은 출시 4년 만에 2,400여 건을 판매하는 등 가입수요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민간보험 중에서는 이 세 곳에서 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동물보험 가입률은 0.1%에 불과하며, 이는 영국 20%, 미국 10%, 일본 4% 등 전 세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도 저조한 성적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분석이 뒤따른다. 우선 각 보험사의 대외적인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이 다. 사업초반에는 상품을 중단할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여겼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 가입 조건과 실효성이 좋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병원에 내원해 진료받을 일이 많은 노령동물은 가입이 안 되고 중성화수술이나 슬개골 탈구, 심장사상충 등 반려동물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질병이나 상해는 보상범위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 합리적인 의료비용을 찾는 사람들 점점 늘어

반려동물의 수의진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른 다양한 대책도 마련되고 있다. 병원마다 치 료비가 서로 달라 보험 적용 시 진료비와 치료비 산출이 어려운 문제는 최근 농림식품부에서 동물보험상품 개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진료비 공시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동물의 나이를 속여 보험에 가입하거나 다른 동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문제 역시 동물등록제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보완해 나가자는 분위기다.

한편, 보험 소비자를 모아 그룹을 만들고 일정 수 이상이 된 그룹에게 보험혜택을 부여하는 P2P(Peer to Peer) 보험 플랫폼 ‘다다익선’이 롯데손해보험과 제휴한 펫보험은 출시 2개월만에 목표인원 2,000명 이상인 6,0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해 가입자에게 15% 할인된 보험료를 제공하는 등 동물보험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지역사회 내에서 반려동물의 의료를 함께 고민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동물에게 적합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만든 ‘우리동물병원생명사회적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출자로 자본을 모으고 운영하는 협동조합으로 병원비도 함께 결정했다. 무조건 저렴한 진료비 책정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비용을 목표로, 과정이 민주적이기 때문에 결과에 납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반려동물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은 미디어에 동물들이 노출될 때마다 늘 노심초사한다. 잠깐 부는 바람에 휩쓸려 반려동물을 분양 받았다가 진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기동물을 돌보는 데에만 2010년 기준 정부예산 100억여원이 소요되어 더 이상 이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지난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처음으로 유기견을 퍼스트독으로 맞이했다. 원래부터 동물 애호가로 정평이 난 만큼 선거 유세 당시 다양한 반려동물제도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민간동물 주치의 사업 활성화가 있다. 여기에 다른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한 반려동물 진료비 기준 규정, 동물 의료보험 도입 등 이제는 공공의 복지적 차원에서 반려동물의 의료를 접근하는 시도들도 호응을 얻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는만큼 반려동물들의 생존과 보호를 위한 제도 역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도의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마하트마 간디는 “그 나라의 수준을 정확히 알려면 그 나라에서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확인하라”고 말했다. 이것이 어쩌면 향후 ‘우리나라의 수준’을 결정하는 하나의 리트머스지가 될지도 모른다.


참고문헌_  김태성, 「반려동물 관련산업 시장동향과 전망」, 농협중앙회 김선희, 「반려동물 관련 소비실태 및 개선방안」, 한국소비자원

취재_ 조성일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6월호 / Vol.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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