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홈런 치고도 빅리그행 불투명' 황재균, 선택의 시간 온다

이석무 2017. 6. 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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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 중인 황재균.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루기 위해 거액의 FA 계약 대신 미국행을 선택한 황재균(30·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선택의 기로에 섰다.

황재균은 올시즌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계약을 맺고 현재 산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활약 중이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엘패소의 사우스웨스트 유니버시티 파크에서 엘패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와 벌인 원정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6일 시즌 6호 홈런을 친 이후 17경기 만에 다시 손맛을 본 황재균은 이날 경기까지 68경기에 출전, 타율 2할8푼7리 7홈런 44타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0-1로 밀리던 4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황재균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을 작렬했다. 황재균의 활약에 힘입어 새크라멘토는 4-2 점수로 승리했다.

이처럼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황재균이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빅리그 콜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당시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시켰다. 옵트아웃은 선수 본인이 남은 연봉을 포기하고 FA를 선언할 수 있는 선택 기회를 의미한다. 지난 3월 첫 번째 옵트 아웃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옵트 아웃 대신 마이너리그 행을 받아들였다.

두 번째 옵트 아웃 기회는 현지시간으로 7월 1일이다. 이때까지 메이저리그로 승격되지 않으면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선수 본인이 원하지 않는다면 계속 마이너리그에서 뛸 수도 있다. 머리 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7월 1일 이전 메이저리그에 승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올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27승51패 승률 3할4푼6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보다 승률이 낮은 팀은 필라델피아 필리스(24승51패)가 유일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일찌감치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올시즌 뒤 계약이 끝나는 황재균 대신 장기적으로 키우고 있는 젊은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자 3루수 유망주인 라이더 존스를 빅리그로 올렸다. 지난 5월에는 역시 내야수 기대주인 크리스티안 아로요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구단의 빅리그 콜업 리스트에 황재균은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7월 1일 이후 FA를 선언한다고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옵트아웃을 선택하면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벌일 수 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줄곧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던 황재균에게 관심을 가질 팀은 거의 없어 보인다. 기록상으로 황재균은 그다지 매력적인 선수가 아니다.

현지에선 황재균의 수비력에 대한 혹평도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황재균의 수비에 대해 "그를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 수비에 대한 물음표가 빅리그 콜업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재균은 최근 주포지션인 3루가 아닌 1루수로 주로 출장하고 있다. 3루 수비에 대한 구단의 박한 평가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옵트아웃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마이너리그에서 뛰면서 추후 승격 기회를 노려야 한다.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9월이 되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가 40인으로 확대된다. 황재균이 빅리그 무대를 밟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전격적으로 한국 복귀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재균은 이미 국내 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된 정상급 선수다. 지난 시즌 뒤 거물 FA로 크게 주목받았다. 본인이 마음 먹는다면 지금이라도 여러 팀이 영입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황재균은 현재 완전 FA 신분으로 삼성을 제외한 전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라며 "다만 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시장에서 외부 FA 영입 한도인 2명(우규민, 이원석)을 채웠기 때문에 규정상 황재균을 데려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7월 31일까지 선수 등록이 이뤄져야 포스트시즌 출전이 가능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거나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 중심으로 황재균에게 러브콜을 보낼 전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꿈과 현실 사이에서 황재균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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