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저녁이 바뀐다①]"스크린 골프나 야구·스타, 콜!"..3차·소맥 회식이 사라졌다

입력 2017. 6.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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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문 기업 A 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얼마전 옮긴 회사의 회식문화를 겪어본 뒤 깜짝 놀랐다.

중견기업 D 사에 다니는 김모(48) 씨는 "최근엔 술을 강권하거나 2,3차에 남을 것을 권유할 경우 '꼰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아쉬워도 참고 있다"며 "술자리 등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기능도 많은데, 최근 유행하는 소위 문화회식 등에선 긍정적인 영향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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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알콜ㆍ저알콜에 ‘문화회식’ 급증
-덜 마시고 일찍 귀가 ‘가족도 환영’
-高연차는 “술자리도 순기능” 반론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마케팅 전문 기업 A 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34) 씨는 얼마전 옮긴 회사의 회식문화를 겪어본 뒤 깜짝 놀랐다. 과거 직장에서 김 씨는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소주ㆍ맥주 폭탄주를 마시는 1차가 끝난 뒤에도 부장, 팀장 권유(?)에 못이겨 1인당 2000㏄가 넘는 맥주를 마셔야 하는 2차를 가서야 끝나는 회식을 1주일에 1~2회는 버텨야했다. 하지만, 30~40대 임직원들이 중심인 새직장에선 고급 요리와 함께 음주량을 최소화하고, 간혹 볼링을 치며 가볍게 병맥주를 마시는 정도의 회식을 한 달에 두 번 정도만 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특정 업종이나 중소업체에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가벼운 회식 문화가 최근엔 대규모 기업 등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정신으로 이른 시간 귀가하다보니 미혼 직원들은 자기계발도 가능해지고, 기혼 직원들은 부부관계도 돈독해질뿐만 아니라 육아에도 신경쓸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2030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과거 1~3차로 이어지는 ‘먹고죽자’ 스타일 회식 대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운동 등으로 회식을 대체한 뒤 일찌감치 귀가하는 문화가 조금씩 퍼지고 있다.

[헤럴드경제DB]


 
27일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4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 내 회식문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61.4%의 직장인이 회식문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회식을 업무의 연장으로 생각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42.5%가 ‘그렇다’, 36.6%가 ‘매우 그렇다’로 답했다.

무엇보다 음주 등 강압적인 분위기의 회식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의견이 많았다. ‘회사에 도입되길 바라는 회식’의 형태에 대해선 공연ㆍ영화 등을 관람하는 ‘문화회식’이 46.1%로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맛집 투어 회식(25.2%), 당구ㆍ볼링 등 레포츠 회식(25.2%)이 이었다.

업무특성상 남성 직원이 많은 B 사에 다닌다는 박모(33) 씨는 “남자 직원의 비율이 월등히 높지만, 술을 마시기 싫어하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1차 식사에선 원하는 사람만 맥주 한잔 정도 마시는 경우가 많다”며 “이후 희망자에 한해 스크린야구를 하러 가거나 최근 다시 유행하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며 팀워크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無)알콜ㆍ저(低)알콜 회식의 비율이 높아지며 가족간의 유대가 더 돈독해졌다는 직장인들도 많다.

대기업 C 사에 다니는 최모(38) 씨는 “올해부터 팀장의 결단으로 저알콜ㆍ조기퇴근 회식을 매주하고 있다”며 “팀원간에 못다한 이야기도 쉽게 털어놓을 수 있게 되다보니 팀워크도 좋아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술냄새를 풍기지 않으며 일찍 집에 들어오는 아빠의 모습을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직장 내 인간관계도 유지하며 가정까지 돌볼 수 있어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DB]

하지만, 상대적으로 연차가 높은 직장인들 사이에선 볼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많은 술을 마시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며 유대감이 형성된다고 느끼는 이들로서는 과거에 비해 팀원간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유기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 D 사에 다니는 김모(48) 씨는 “최근엔 술을 강권하거나 2,3차에 남을 것을 권유할 경우 ‘꼰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아쉬워도 참고 있다”며 “술자리 등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기능도 많은데, 최근 유행하는 소위 문화회식 등에선 긍정적인 영향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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