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외인들 국제대회 맹활약, '웃는' 구단은?

김영국,박진철 입력 2017. 6. 27. 09:23 수정 2017. 6. 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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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스·가스파리니, 세계적 실력 입증.. 리쉘 활약도 변수

[오마이뉴스 글:김영국, 사진:박진철]

 2017년 V리그 트라이아웃 1순위 드라이스(벨기에)-2016년 1순위 가스파리니(슬로베니아)
ⓒ 박진철
올 겨울 프로배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누가 될까.

2017~2018시즌 V리그에서 뛸 외국인 선수들이 최근 국제대회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외국인 선수의 지난 시즌 소속 팀과 최근 국가대표에서 활약상은 올 시즌 V리그에서 성공 여부를 전망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자료이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은 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남자부의 경우 7개 구단 중 무려 6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가 최근 자국의 국가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맹활약했다.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브람 반덴 드라이스와 가스파리니다.

드라이스, '유일한 1그룹' 주전 공격수

드라이스(29세·206cm)는 지난 5월 실시된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1순위로 OK저축은행에 지명됐다.

드라이스는 18일 끝난 월드리그 1그룹 예선 라운드에서 벨기에 국가대표 주 공격수로 맹활약했다. 1그룹 선수 중 득점 랭킹 4위를 기록했다. V리그 외국인 선수 중 1그룹에서 뛴 선수는 드라이스가 유일하다. 장신의 라이트 공격수인 그는 높은 타점과 어려운 볼 처리 능력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

드라이스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프랑스 1부 리그 툴루즈에서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프랑스 리그 전체 득점왕을 차지했다. 툴루즈는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클럽과 국가대표에서 활약으로 볼 때, 드라이스는 2017~2018시즌 남자부 외국인 선수 중 최고의 기대주이다.

가스파리니와 슬로베니아, '유럽 신흥 강호' 입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한항공에서 뛰게 된 가스파리니도 여전히 세계 정상급 실력임을 보여주었다.

가스파리니는 25일 끝난 월드리그 2그룹 결승에서 슬로베니아가 일본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슬로베니아는 가스파리니(34세·202cm·라이트)-우르나우트(30세·200cm·레프트)-체불리(26세·202cm·레프트) 삼각편대가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월드리그 3그룹 우승에 이어 올해 2그룹 우승까지 일궈냈다. 가스파리니는 2그룹 득점 랭킹 7위를 기록했다.

슬로베니아는 지난 2015년 유럽선수권 대회에서도 준우승을 하며 대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득점왕을 차지한 가스파리니는 유럽 최강 팀과 최고의 선수들과 맞대결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슬로베니아는 올해 월드리그에서 2그룹 우승과 1그룹으로 승격 자격을 갖추면서 유럽의 신흥 강호임을 재입증했다.

가스파리니와 삼각편대를 이룬 우르나이트는 공격과 수비 실력까지 뛰어난 완성형 레프트다. 지난 시즌에는 세계 정상급 리그인 이탈리아 1부 리그 준우승 팀인 트렌티노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다. 체불리도 이탈리아 1부 리그 챔피언 팀인 루베 시비타노바에서 활약했다. 가스파리니의 현재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내년 월드리그에서는 슬로베니아가 1그룹으로 승격 자격을 갖추었음에도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이 2018 월드리그 참가 팀을 16개 팀으로 개편할 계획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치는 세계랭킹 점수가 부여되는 국제대회 참가 팀을 실력이 아닌 상업성을 기준으로, 그것도 FIVB가 임의대로 지정하는 데 따른 비판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파다르·바로티, 헝가리 국가대표 '주전 경쟁'

KB손해보험의 페헤이라, 삼성화재의 타이스도 월드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페헤이라(27세·200cm)는 포르투갈의 레프트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2그룹 득점 랭킹 10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탈리아 1부 리그 베로나에서 전반기에는 주전으로, 후반기에는 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베로나 팀의 지난 시즌 주 공격수는 2014~2015시즌 한국전력에서 활약했던 쥬리치(29세·212cm)였다.

네덜란드 국가대표인 타이스(27세·205cm)는 지난해 월드리그에서는 교체 멤버로 출전했지만, 올해 월드리그에서 주전 레프트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2그룹 득점 랭킹 12위에 오른 타이스는 빠른 토스에도 강점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헝가리 국가대표인 파다르(22세·197cm)와 바로티(27세·206cm)는 월드리그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파다르는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으로 2017~2018시즌에도 우리카드와 재계약했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바로티는 2017~2018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의 지명을 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 9일부터 열린 2017 유러피언 리그에서 헝가리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로 활약했다. 주로 파다르가 선발 주전으로 나서고, 바로티가 교체 멤버로 출전하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교체 멤버로 들어간 바로티가 더 높은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헝가리는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남자부에서 유일하게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는 펠리페 알톤 반데로(30세·202cm)다. 트라이아웃에서 한국전력에 지명된 반데로는 리우 올림픽 금메달 팀이자 세계 최강인 브라질 출신이다. 브라질의 쟁쟁한 선수들 때문에 아직 국가대표에 진입하지 못했다.

반데로는 2008~2009시즌 브라질 1부 리그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한 경험이 많다. 지난 시즌에는 이탈리아 2부 리그 치비타 카스텔라나에서 주 공격수로 뛰며 2부 리그 득점 랭킹 4위를 기록했다. 치비타 카스텔라나는 포스트시즌 8강에 올랐으나, 4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여자부 국가대표, 리쉘·듀크

여자부 외국인 선수 중에 국가대표로 활약이 예정된 선수는 리쉘(25세·184cm)과 파토우 듀크(33세·180cm) 2명뿐이다. 다른 4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는 자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았다.

리쉘(본명 Madison Kingdon)은 오는 7월 7일부터 시작되는 2017 월드그랑프리 대회에 미국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리쉘은 2016~2017시즌 V리그에서 IBK기업은행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며 MVP를 수상했다. 강력한 파워와 체력,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레프트로서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번에 세계 배구 강국들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국제대회에 처음으로 미국 성인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이정철 감독은 26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리쉘이 월드그랑프리 1주차에 출전할 미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토우 듀크는 그동안 세네갈 국가대표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주장을 맡기도 했다. 듀크는 트라이아웃에서 GS칼텍스에 깜짝 지명돼 화제가 됐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듀크 지명 이유에 대해 "스피드 배구를 위한 최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국가대표 활약-소속 팀 합류 '고민'

그러나 국가대표 활약으로 V리그 소속 팀 합류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남자배구 벨기에, 슬로베니아, 네덜란드는 오는 8월 24일부터 9월 3일까지 2017 유럽선수권 대회에 출전한다. 따라서 드라이스, 가스파리니, 타이스도 소속 팀 합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26일 전화 통화에서 "드라이스가 7월 20일경 결혼을 한다"며 "그 때 벨기에로 직접 가서 결혼식도 참석하고, 벨기에 배구협회와 국가대표 차출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타이스가 일단 8월 1일에 국내에 들어오고, 8월 중순경 다시 네덜란드 대표팀에 합류해 유럽선수권이 끝나는 9월 초 소속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스파리니와 타이스는 지난 시즌에도 V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과 호흡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드라이스는 처음이기 때문에 OK저축은행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반면, 포르투갈과 헝가리는 유럽선수권 대회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반데로는 국가대표가 아니다. 따라서 페헤이라, 파다르, 바로티, 반데로는 8월 1일부터 소속 팀에 정상 합류가 가능하다.

국내 간판 선수들, 8~9월 '세계선수권 예선' 참가

여자부에서는 리쉘의 월드그랑프리 대회 활약 여부가 변수다. 리쉘이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대회에도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듀크도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카메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선수권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회는 2018년 세계선수권 출전권까지 걸려 있다.

한편, 국내 간판급 선수들도 8~9월에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제대회 참가를 앞두고 있다. 남자배구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이란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아시아 최종 예선에 출전한다. 여자배구는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아시아 최종 예선에 출전한다.

남녀 모두 반드시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따내야 한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V리그 각 팀마다 에이스급 선수들이 소속 팀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대표에서 좋은 활약이 해당 선수의 기량과 자신감 상승으로 이어져 V리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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