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집에서] 봄바람 부는 KPGA 코리안투어

2017. 6. 2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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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남자프로골프에 봄이 찾아오고 있다.

르네상스를 구가했던 2000년대 초중반 SBS 코리안투어의 재현을 보는 듯하다.

모든 역사엔 흥망성쇠의 순환이 있듯이 바닥을 친 코리안투어가 힘차게 도약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KPGA 코리안투어는 4개 대회 연속 연장전이란 사상 초유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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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에서 연장 우승 끝에 스타덤에 오른 장이근. [사진=KPGA]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던 남자프로골프에 봄이 찾아오고 있다. 르네상스를 구가했던 2000년대 초중반 SBS 코리안투어의 재현을 보는 듯하다. 흥행을 위한 드라마가 쓰여지고 있으며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모든 역사엔 흥망성쇠의 순환이 있듯이 바닥을 친 코리안투어가 힘차게 도약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KPGA 코리안투어는 4개 대회 연속 연장전이란 사상 초유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5월 마지막 주 카이도 드림오픈에서 김우현과 이태희가 연장전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코오롱 제60회 한국오픈에선 장이근과 김기환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와 카이도 골든V1오픈에선 김승혁과 이정환이 2주 연속 연장전을 치렀다. 이런 화끈한 스토리는 아직 KLPGA투어엔 없다.

명승부는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다. 잘 생긴 외모에 호쾌한 장타력을 갖춘 장이근이란 흥행카드가 내셔널타이틀을 통해 발굴됐으며 2주 연속 연장전을 통해 이정환이란 무명선수가 스타덤에 올랐다. 또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김기환과 이동하, 박은신이란 미완의 스타들도 있다. 지난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선 백전노장 최상호 프로가 최고령 컷통과(62세4개월1일)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주 제60회 KPGA선수권에선 한 라운드 최다 홀인원(3개) 진기록도 나왔다.

이런 변화는 대회숫자가 작년에 비해 늘었기에 가능했다. KPGA 코리안투어는 카이도시리즈의 탄생 덕에 올시즌 19개 대회가 치러진다. 또한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사상 첫 PGA 정규투어 대회인 CJ컵@나인브릿지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고 있으며 골프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대회에는 100억원이 넘는 거금과 PGA투어 직행 티켓이 걸려 있다.

협회도 다양한 노력으로 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 데이를 열었으며 코리안투어를 알릴 수 있는 카툰도 제작했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에게 유러피언투어 직행 티켓을, KPGA선수권자와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자에겐 CJ컵@나인브릿지 출전권을 주는 등 다양한 특전을 만들어냈다. 이 모든 일이 양휘부 회장 취임후 일어난 일이다.

아쉬운 것은 아직 TV 시청률과 갤러리 숫자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골프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아기자기한 경기가 치러지는 KLPGA투어에 쏠리고 있다. ‘대세’로 떠오른 김지현의 등장으로 KLPGA투어는 올해도 ‘화수분’같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팬 클럽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도한 응원과 선수 아버지들의 탈세, 폭행사건으로 위기를 맞고 있기도 하다.

7월 둘째 주엔 흥미로운 경기가 열린다. 동일 스폰서의 남녀 프로골프대회가 경남 사천의 타니 골프장에서 동시에 열린다. 7월 13~16일 KPGA투어 카이도 진주저축은행오픈이, 7월 14~16일 KLPGA투어 카이도 MBC플러스 여자오픈이 열린다. 대회 기간중 남녀 선수들은 클럽하우스를 함께 쓰며 골프팬들은 입장권 하나로 두 대회를 모두 볼 수 있다. 이런 이벤트는 세계 골프 역사에서도 찾기 힘든 흥미로운 사건(?)이다.

지난 주 KPGA선수권이 열린 양산 에이원CC에서 만난 일부 남자 프로들은 이 대회를 앞두고 “갤러리들이 몽땅 여자 경기에 몰리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 대회는 사흘 경기지만 상금이 5억원인 반면 남자 경기는 나흘 경기에 상금이 3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우직하게 한발 두발 나아가다 보면 집나간 팬 심(心)도 돌아올 것이다. KPGA 코리안투어엔 보석처럼 빛나는 스윙과 외모를 가진 선수들이 너무 많다. 이강래(칼럼니스트)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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