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공관병에 술상 차려라·텃밭 돌봐라.. '★'의 갑질

신재희 기자 입력 2017. 6. 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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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육군 사단장이 '왕'처럼 군림하며 장병들을 '노비'부리듯 부당한 지시를 내리고 폭언·폭행 행위를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와 전역 장병들은 "장관급 지휘관들의 '갑질'은 오랫동안 공공연한 관행으로 받아들여져 왔다"며 "지금이야말로 이와 같은 적폐를 청산해야 할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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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성 '사노비'로 전락한 공관병·운전병

현역 육군 사단장이 ‘왕’처럼 군림하며 장병들을 ‘노비’부리듯 부당한 지시를 내리고 폭언·폭행 행위를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와 전역 장병들은 “장관급 지휘관들의 ‘갑질’은 오랫동안 공공연한 관행으로 받아들여져 왔다”며 “지금이야말로 이와 같은 적폐를 청산해야 할 적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수의 제보자로부터 경남 지역 모 사단 A소장이 공관병과 운전병, 당번병 등 휘하 장병들에게 온갖 갑질을 저지르고 욕설과 폭행까지 가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부터 재임 중인 A소장은 올해 3월 30일 술을 마시고 공관으로 간부들을 데리고 들어온 뒤 공관병에게 술상을 차릴 것을 지시하고, 해당 공관병의 목덜미와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외에도 장병들을 마치 수족처럼 부린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A소장은 평소 텃밭 및 난초 관리 등 사적인 용무를 수행할 것을 공관병에게 지시하는 한편 당번병에겐 대학원 입학시험 준비와 과제를 위한 자료 조사를 지시했다”며 “사적인 만남을 위해서 관용차와 운전병을 수시로 불러냈다”고 덧붙였다.

장관급 지휘관들의 ‘갑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5년엔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의 아들이 클럽에 갈 때 운전병을 개인 기사처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2014년 운전병으로 현역 제대한 김모(26)씨는 “단장 전용 운전병이던 시절 단장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을 종종 태웠다”며 “한밤중, 새벽 가리지 않고 술자리, 골프장까지 모셔다 드리는 건 예사였다”고 회상했다. 2016년 공군 제대한 성모(24)씨도 “공관에서 근무하는 공관병들이 다른 보직보다 일이 덜 힘든 대신 곁에서 수발들고 허드렛일 하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이야기”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문재인정부가 ‘적폐청산’을 외치며 불합리한 특권들을 내려놓은 형국에 군 장성들이 장병들을 노비처럼 부리는 전근대적인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A소장은 이와 관련된 수사를 받지도 않고,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되지 않은 채 ‘구두 경고’만 받았다. 이는 육사 마피아들의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에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소장에게 고초를 겪은 병사 중 한 명이 전역한 뒤 이러한 피해 사실을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했으나 육군본부 감찰실은 “사적 지시 사실은 인정하나 폭행 행위는 인정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측은 “지난달 사단 공관병으로 근무했던 병사의 민원을 접수해 감찰실에서 해당 부대와 관련인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당 사단장에게 엄중히 경고했다”며 “민원이 기제기했던 사안, 군인권센터에서 추가적으로 제기한 사안에 대해 확인하고 엄중히 처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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