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 에어컨 반대' 전단 논란에.."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인간임을 포기 말라"

오원석 2017. 6. 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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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구 길가에 버려진 담배 꽁초와 휴지 등을 청소하는 경비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프리랜서 김성태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전단을 통해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 주장이 나온 일이 알려져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이 아파트의 또 다른 주민이 반박 글을 작성해 공개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단지 주민 여러분께'라는 제목이 붙은 전단 한장이 올라왔다. 아파트 단지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전단가 주장하는 에어컨 설치 반대 이유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 「첫째: 매달 관리비가 죽을때까지 올라간다. 둘째: 공기가 오염된다. 셋째: 공기가 오염되면 수명이 단축된다. 넷째: 지구가 뜨거워지면 짜증이 나서 주민화합이 되지 않고, 직원과 주민화합 관계도 파괴된다. 다섯째: 보다 큰 아파트에도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해주지 않았다. 」

해당 아파트 단지는 16개동, 1600여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투표를 통해 경비실 에어컨 설치가 결정됐지만, 누군가 '반대 전단'을 만들어 아파트 우편함에 꽂아둔 것이다. 해당 전단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수많은 비판을 받고, 논란을 낳았다.

이에 해당 아파트의 또 다른 입주자가 논란이 된 전단의 내용을 반박하는 글을 써 공개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추진자 일동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여러분, 말 같지도 않은 이유들로 인간임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며 "단, 한 번이라도 여러분께서 쓴 글이 경비아저씨들에게 그리고 글을 읽는 주민들에게 어떤 상처를 줄지 생각해 보셨나"라며 에어컨 반대 전단의 내용을 비판했다.

이어서 글쓴이는 "경비아저씨들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한 명의 소중한 인간"이라며 "그늘 하나 없는 주차장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경비실에 지금까지 에어컨 한 대 없었다는 것이 저는 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이 쓰신 이기적인 글을 읽고 자라날 우리 동네의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추진자 일동이라는 단어 뒤에 숨지 마시고, 당당하게 나오셔서 논리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의견을 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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