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바람'..불공정거래 기업들 줄줄이 조사(종합)

신건웅 기자 2017. 6. 2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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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검찰, BBQ·부영·현대위아·MCM·미피 조사 착수
"불공정거래 기업 잡겠다"..기업들 '긴장 모드'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새 정부가 불공정거래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섰다.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공정위거래위원회와 검찰이 갑(甲)질 논란 기업 조사에 착수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를 시작으로 부영과 현대위아·성주디앤디(MCM)·MP그룹(미스터피자)이 1차 조사 대상이 됐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과 일감 몰아주기,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곳이다.

◇"불공정기업 잡겠다"…공정위·검찰 본격 조사

26일 업계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첫 타깃은 치킨으로 유명한 제너시스BBQ다. 공정위는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틀 만에 BBQ 치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가격 인상과 가맹점 불공정거래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가맹본부의 부당한 행태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봤다.

다음 조사는 부영그룹이 대상이다. 공정위는 이중근 부영 회장을 자료 허위제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부영그룹 총수인 이 회장이 친족 회사 7개사를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서 빠뜨린 채 신고한 혐의다. 대기업집단 미편입 계열회사는 공시의무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중소기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현대자동차의 계열사인 현대위아도 공정위 칼날을 피하진 못 했다. 검찰 고발과 함께 3억6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경쟁입찰의 입찰 최저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정하는 '납품단가 후려치기' 혐의다.

27일에는 김성주 전 성주디앤디 대표가 공정위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MCM으로 유명한 성주디앤디는 지난 3월 협력사로부터 불공정거래 행위로 신고당했다.

검찰도 불공정거래 기업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병원에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이 오는 27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아울러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지난 21일 미스터피자 본사인 MP그룹과 중간 유통업체 2곳 등 3곳을 압수수색하고 가맹점 갑질 의혹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만간 정우현 MP그룹 회장도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文 정부 '경제민주화'에 집중…"갑질 막겠다"

공정위와 검찰의 불공정거래 기업 조사 착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와 일치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업 관련 공약은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유통업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문제나 하도급 거래 문제 등과 같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문제도 조사 대상이 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취임식 때 "하도급 중소기업과 가맹점주·대리점사업자·골목상권 등의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가맹점주들의 부당함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공정위와 검찰은 불공정거래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추가 조사 대상 기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공정위에는 김 위원장 취임 후 불공정거래에 대한 민원이 대폭 늘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민원이 4~5배 늘었고 신고접수도 급증했다"며 "전보다 많이 바빠졌다"고 말했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2017.6.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새 정부 효과 '톡톡'…일부 부작용 우려도 있어

공정위와 검찰의 조사 시작 후 기업들은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정권 초반에 찍히지 말자'는 생각이다.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상생협력위원회'를 만들고 불공정거래 철폐에 나섰다.

BBQ는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올렸던 치킨가격을 다시 인하하기로 했다. bhc치킨은 한시적으로 가격을 낮췄고 교촌치킨은 인상 계획을 접었다.

김성주 대표는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갑질논란이 문제가 된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도 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가와 가족점(가맹점) 대표·소비자 대표로 이뤄진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른 대기업도 긴장하는 눈치다. 정권 초부터 불공정거래 기업으로 찍혀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모 기업 관계자는 "정권 초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 분위기에 반하지 않도록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공정위나 검찰의 과도한 조사가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문제가 없는 기업을 조사하진 않는다"며 "신고가 들어오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기업이 조사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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