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날 세우는' 국민의당... 민주당은 '속앓이'?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6 16:34

수정 2017.06.26 16:34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회가 '인사 파문'의 여파로 좀처럼 정상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주요현안 처리를 위한 '잠재적 파트너'로 기대됐던 국민의당마저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추경과 정부조직법 등의 국회 통과를 위해 가시화되고 있는 '자유한국당 고립 작전'도 국민의당 협조가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6일 국민의당은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했다.
여당의 '무능'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이 이렇다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5당체제라는 황금분할구도를 적극 이용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무능과 무전략이 매우 아쉽다"며 "말로는 더불어민주당 정부라고 외치지만 청와대와 행정부를 이끄는 리더십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청와대 출장소', '청와대 나팔수'만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여당은 스스로 위치를 되돌아보시길 바란다"며 "교착정국은 야당을 향해 눈물을 보이고 5행시로 조롱한다고 풀리지 않는다. 수직적 당청관계부터 정리하고 야당에 협조를 구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여당의 책무에 방점을 찍으면서 '청와대와의 관계 재설정'을 야당 '협조'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지지여론과 함께 한국당을 압박할 '우군'이 필요한 민주당으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다.

한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요즘같아서는 바른정당이 우리와 가장 가까워 보인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국민의당에 대한 공세수위를 무턱대고 높이기도 쉽지 않다.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에서 과반이상의 의석수를 형성해 국회 주도권을 잡기위해서는 국민의당을 끌어안는 방법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민의당에 대한 강공 모드 전환도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로써 추경이 상정조차 안 된지 20일째다. 우리 국회가 만시지탄의 우를 더 이상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에 대해 마지막까지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으나, 그 노력마저 거부한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두 야당들이라도 이번 주 부터 추경 심사에 나서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야당들이 이대로 추경을 더 미룬다면, 지난주에는 제가 울분을 토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국민들의 절망과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이같은 전략이 결국에는 국민의당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의 정치적 텃밭인 호남민심이 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낸 만큼, '발목잡기 프레임'에 빠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유권자 253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1.9%포인트) 결과를 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1주일 전과 비교해 3.5%포인트 오른 87.7%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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