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고 뒤집히는 서울, 멀리 달아나야 산다

류청 2017. 6. 2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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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골을 좀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

FC서울은 기대했던 홈 2연전에서 1무 1패로 부진했다. 바라던 골을 넣지 못하면서 스스로 무너졌다. 올 시즌 좋지 않을 때마다 일어났던 일이 또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골이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지난 18일 수원삼성과 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4라운드 경기를 잡은 뒤 "홈에서 치르는 2경기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서울은 수원을 잡고 6위까지 올라갔었다.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면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승리를 바라며 "골을 좀 많이 넣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고, 서울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은 2경기에서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대구 상대로는 무득점 했고 상주 상대로는 1골을 넣었다. 골을 넣지 못하자 약점이 두드러졌다. 황 감독은 골을 넣지 못하거나 선제 실점을 한 뒤에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긴다고 말했었다. 득점 상황에서 골을 쉽게 넣고 도망가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서울은 그렇지 못했다. 25일 상주 경기에서는 골을 먼저 넣고 앞서가다 실수로 골을 내준 뒤에 급격하게 흔들렸다. 조급함에 균형까지 무너지면서 결국 역전 당했다.

16경기에 19골 득점. 서울은 올 시즌 빈공이다. 서울보다 순위가 높은 팀 중에 서울보다 득점이 적은 팀은 울산현대(2위)뿐이다. 울산은 시즌 초반 어려움을 딛고 최근에는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최근 10경기에서 14골을 넣었다. 시즌 전체를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는 흐름이 좋지만, 경기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서울은 2골 이상 넣은 경기에서도 2승 1무 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앞서갔지만 승리를 지키지 못한 적도 있고, 따라가다 상대를 넘지 못하기도 했다.

"서울은 아직 미드필더의 좋은 자리를 찾지 못했다." (김태완 상주 감독)

상주 경기는 서울이 지닌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서울은 14라운드 하대성이 복귀한 이후 공격적으로 좋은 흐름을 찾았다. 대구전에서는 하대성이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수원과 상주 경기에서는 날카로웠다. 하대성은 상주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나와 첫 실점 빌미가 된 실수를 했다. 하대성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서울은 득점하지 못했다. 데얀은 완벽한 기회에서 골대를 맞추기도 했다.

서울은 상주에 슈팅 22개를 날렸다. 유효슈팅도 10개나 된다. 서울은 상을 잘 차리고도 골을 넣지 못했다. 후반 40분에 하대성과 고요한에 이어 데얀이 골키퍼 앞에서 공을 잡았을 때 득점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서울은 데얀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뒤 5분만에 김호남에 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윤일록이 공을 빼앗긴 뒤 맞은 역습에서 그대로 실점했다. 측면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공격하느라 균형이 깨졌었다.

2017시즌, 서울은 아직 플랜A를 찾지 못했다. 주축으로 쓰려던 하대성이 전반기에 거의 뛰지 못했고, 황 감독이 색을 입히기 위해 데려온 신광훈도 부상당했다. 미드필더 조합과 측면 조합이 미완성이다.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기에 평상시에는 이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위기를 만나면 극심하게 흔들린다. 조금만 어려워도 스스로 넘어졌다. 올 시즌 서울이 먼저 골을 넣어도 후반 막판에 실점하면서 승점을 잃는 이유다.

이제 긴 휴식기도 없다. 경기하며 맞춰가야 한다. 흔들림에 취약하다면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황 감독 바람대로 골을 많이 넣으면서 경기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심리적인 압박감을 경기에서 걷어내는 방법밖에 없다. 결국 베테랑과 에이스가 짐을 져야 한다. 곽태휘, 하대성 그리고 데얀이 오는 28일 전남드래곤즈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합작해야 한다. 전남을 잡고 이명주를 받아 들이는 게 좋다. 이명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적응과 재건을 한 번에 할 수는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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