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포커스] 한 끝 차이로 무너진 서울의 반전스토리

신명기 2017. 6. 2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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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신명기 기자= 한 끝 차이의 결과가 FC서울과 상주상무의 희비를 갈랐다. 우세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기회들을 날린 서울은 울었고 상주는 그 기회를 틈 탄 상주는 드라마틱한 역전극을 벌였다.

서울과 상주는 25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먼저 한 골을 내준 원정팀 상주는 2-1 역전승을 거두며 8경기 만에 승리를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승리를 차지한 상주는 7위 서울에 승점 1점 차로 다가가면서 상위권 재도약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반면 슈퍼매치 이후 2경기 무승(1무 1패)을 거둔 서울은 7위를 유지하긴 했지만 순위 경쟁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 결과로 말하지 못한 서울, 홈 4G 무승 수렁
프로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졌더라도 패한다면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바로 서울이 그렇다. 홈에서 치른 최근 4경기서 이기지 못하는(2무 2패) 때 아닌 악재가 찾아왔다.

서울은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러진 슈퍼매치서 승리, 후반기 대도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후 치러진 대구(무승부)-상주(패배)전서 미끄러지면서 분위기가 한껏 내려 앉았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후로 선수들이 심리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걱정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서울 선수들은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서 있고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경직된 플레이를 보인다는 것이 황선홍 감독의 걱정거리다.

그는 경기에서 패한 직후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쫓아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많이 어려워하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리드하지 못하면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냉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상주전에서도 같은 문제가 일어났다는 생각을 전했다.

■ 경기 접근-경기력은 준수, 발목 잡은 결정력
이날 서울의 접근법은 나쁘지 않았다. 더워지는 날씨와 계속된 경기로 지친 선수들 대신 새로운 조합으로 상주전에 임했다. 특히 공격 핵심 데얀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윤승원을 원톱으로 기용하는 강수를 뒀다. 상주의 김태완 감독도 “서울의 선발은 예상 밖이었다”고 할 정도였다.

다소 우려도 있었지만 서울은 전반 45분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발 빠르고 활동 폭이 넓은 윤승원을 투입하면서 “90분 동안 뛴다는 생각보다 에너지 있는 모습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고 이 부분이 어느 정도 통했다.

윤승원이 버티고 있으면서 상주의 전체적인 수비라인은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또 윤승원이 측면을 지원하면서 윤일록 등 날개들이 활발해지고 팀 스피드가 올라가는 효과를 봤다. 계속해서 몰아붙이면서 후반 데얀을 투입하는 승부수는 더욱 빛을 볼 것으로 보였다. 서울은 이석현의 골로 전반을 앞선 채로 마쳤다. 여기까지 서울이 노렸던 반전스토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후반은 서울이 아닌 상주의 것이었다. 서울은 후반 5분 만에 교체 자원인 황순민에게 골을 헌납했다. 이후 마음이 급해진 서울은 데얀, 박주영을 연이어 투입하며 승리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았다. 여러 차례 찾아온 기회를 놓친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김호남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서울이 그린 그림의 마지막 장면은 악몽과도 같았다.

■ 한 끝 차이로 갈린 서울-상주의 희비
정말 한 끝 차이였다. 서울은 경기를 주도했고 상주는 생각했던 공격 루트인 측면에서 재미를 봤다. 두 팀 모두 승리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했다. 상황적인 도움과 변수의 도움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 중 경기를 주도한 서울은 스스로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서울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유지했고 많은 득점 기회를 잡았다. 교체 투입된 데얀과 이석현, 윤일록의 슈팅 세례는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특히 경기 종료 5분을 남겨두고 나왔던 데얀의 1대1 찬스가 못내 아쉽다. 데얀은 고요한의 완벽한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데얀의 슈팅은 골대를 두 번 맞춘 뒤 밖으로 튀어 나왔다.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서울은 스스로 기회를 날렸다.

득점을 올리지 못한 서울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김호남이 막판 결승골을 터트렸던 것. 김태완 감독은 “데얀이 공을 잡는 순간 골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골대를 맞추는 것을 보면서 우리에게 천운이 따랐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웃어 보였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윤승원을 두고 “득점 기회를 놓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찬스를 잡지 못하는 것이 더 문제다. 그런 점에서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득점을 놓치는 시간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애석하게도 반대로 작용했다. 서울은 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놓쳤고 이것이 단초가 돼 역전패를 했다.

한 끝 차이로 진 서울은 많은 것을 잃었다. 로테이션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지만 끝내 실패로 끝났고 선수들의 부담감은 더욱 가중됐다. 홈에서의 부진도 걱정이다. 다음 홈경기 상대는 선두 전북현대로 서울로서는 ‘진짜’ 배수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 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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