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표팀→소속팀→대표팀 '슈퍼 루키' 박지수는 "1년 내내 열일中"

서지영 2017. 6.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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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1년 내내 뛴다고요? 국가대표팀에서 부르는 건데요, 뭘."

여자프로농구(WKBL)의 '슈퍼 루키' 박지수(19·KB스타즈)가 까르르 웃었다. "1년 365일 내내 '열일'하는 것 같다. 언제 쉬는 건가"라는 질문을 받은 직후였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을 거쳐 곧바로 KB스타즈의 주전 센터, 시즌 뒤에는 다시 성인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됐지만 불평불만은 전혀 없었다.

박지수는 2016~2017시즌 WKBL을 깜짝 놀라게 한 '괴물'이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1라운드 1순위로 KB스타즈에 입단한 그는 청소년 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평균 10.4점 10.3리바운드 2.8어시스트 2.2블록슛을 기록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키 194cm의 장신과 농구 센스는 '1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재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신인 연봉 신기록…지수는 1년 365일 '열일 中'

KB스타즈는 이런 박지수에게 역대 신인 연봉 중 최고액인 6000만원을 선사했다. 종전 역대 신인 선수 최고 연봉은 2003년 곽주영(금호생명)의 5500만원이었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박지수의 맹활약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로서는 서운할 수도 있을 법했다.

"어떤 분은 벌써 '14년 전에 최고 연봉 기록이 나왔는데 그동안 물가 상승분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만족스러워요. 구단에서 최대한 좋은 대우를 해 주셨어요. 연봉은 제가 내년 시즌 더 열심히 해서 또 올리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높은 연봉을 주신 만큼 더 열심히 뛰어야죠."

KB스타즈는 지난 3월부터 비시즌에 돌입했다. 그러나 박지수는 이달 초 여자 농구대표팀의 훈련이 열리는 진천선수촌에 입소했다. 오는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리는 FIBA 여자 농구 아시아컵 2017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안 그래도 지난해 가을까지 청소년 대표팀 차출에 이어 소속팀 리그까지 소화한 터다. 쉬는 시간 없이 일을 할 경우 발등 부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

"발 부상이나 컨디션은 괜찮아요. 부모님이 조금 속상해 하시긴 하는데 대표팀에 와서 언니들과 함께 뛰면서 여러 가지 많이 배우고 있어요. 작년에는 고등학생 신분이어서 마냥 어리게만 행동했는데 지금은 성인이 됐잖아요.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 기분이에요."

대표팀에서 숨 가빴던 지난 시즌을 되짚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신인왕을 받는 영광도 안았지만, 신인 선수로서 아쉬운 부분도 있을 터다.

"아무것도 모르고 뛰었던 해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부분에서 다 부족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예요. 다음 시즌에는 다양한 부분에서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할 것 같아요. KB스타즈가 챔프전에 가기 위해서는 제가 수비를 기본으로 하되 공격 부분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변모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동기들과 함께한 대만·일본 여행 뒷이야기

박지수는 지난 3월 시즌을 마친 뒤 동기들과 함께 대만과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동갑내기 나윤정(우리은행)과 김민정(삼성생명), 차지현(KDB생명), 이소정(KB스타즈)까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아가씨 넷이 함께했다. 각각 3박 4일, 2박 3일짜리 짤막한 일정이었지만 생애 처음으로 부모님 없이 친구들과 떠난 여행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일정을 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면서 우정도 돈독하게 다졌다.

"사회인이 된 뒤 간 첫 번째 여행이었어요. 정말 설레고 편안한 마음이랄까요. 사실 그동안은 미성년자라 부모님과만 다녔거든요. 그런데 친구들과 오붓하게 떠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 기뻤어요."

알콩달콩 예쁜 추억을 쌓고 왔다. 대만에서는 소원을 적어 넣은 등을 날렸고, 일본 오사카에서는 맛집 투어도 했다. 대만에서 무척 유명한 망고빙수와 일본의 대표 음식 라멘은 지금도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었다고 한다. 운동선수는 잘 먹어야 힘도 쓰는 법이다. "시간은 짧았지만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은 다 챙겨 먹은 것 같다. 일본 오사카의 이치란 라멘이 기억 난다"던 박지수의 목소리가 유독 명랑했다.

밤에는 친구들과 한 이불을 덮고 고민도 나눴다. 나윤정과 김민정, 차지현은 박지수와 함께 2016~2017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에 입문했다. 고교 시절에는 지명을 간절한 꿈과 목표로 삼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뭐 하나 쉬운 일이 없다는 걸 체감 중이라고 한다. 성인이 되면서 더는 감독이나 코치, 가족들에게 의지할 수 없게 됐다. 자신이 낸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법도 힘겹게 배우고 있다.

"다들 '고등학교 때가 좋았다'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요.(웃음) 프로는 아마추어 때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운동량을 소화해야 돼요. 책임감도 상당하고요. 아무래도 지난 시즌이 처음이다 보니 더 벅찬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재충전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다시 농구 코트에서 실력을 발휘해야 할 시간이다. 한국은 다음 달 23일부터 열리는 아시아컵에서 일본과 호주, 필리핀 같은 강호들을 꺾고 최소 4위 이상은 차지해야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다. 박지수의 힘이 절실한 순간이다.

그는 "하나같이 만만한 팀들이 아니에요. 특히 호주는 신체 조건도 좋은 편이고요. 언니들과 이 악물고 뛰어서 꼭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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