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스터피자 가맹점에 2만원 비싼 '치즈 통행료' 강요

이경원 황인호 기자 2017. 6. 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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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미스터피자의 가맹본부 격인 MP그룹, 그리고 MP그룹의 치즈 거래업체 C사와 J유업 등 3곳의 금융거래내역을 전수조사하는 것은 미스터피자의 납품 구조에 숨어 있는 가맹점들에 대한 '갑질'과 그에 따른 오너 일가의 부당이득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25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C사는 전국 미스터피자 가맹점들에 '체다치즈'를, J유업은 '미스터피자치즈'와 '캡치즈'를 각각 납품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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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미스터피자 '프랜차이즈 갑질' 집중수사 안팎

검찰이 미스터피자의 가맹본부 격인 MP그룹, 그리고 MP그룹의 치즈 거래업체 C사와 J유업 등 3곳의 금융거래내역을 전수조사하는 것은 미스터피자의 납품 구조에 숨어 있는 가맹점들에 대한 ‘갑질’과 그에 따른 오너 일가의 부당이득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수사력은 특히 정우현(69) 회장의 동생 내외가 운영하는 식품 제조·가공업체 C사에 집중돼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앞서 법원에 C사를 ‘명목상 중간유통사’라고 설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세 법인의 입출내역을 파악하는 기간 역시 C사가 설립된 2005년 10월부터 시작된다.

25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C사는 전국 미스터피자 가맹점들에 ‘체다치즈’를, J유업은 ‘미스터피자치즈’와 ‘캡치즈’를 각각 납품해 왔다. 2.5㎏짜리 치즈가 4팩씩 담긴 박스 단위로 가맹점들에 전달되고, 가맹점들은 본사 격인 MP그룹에 계약된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가맹점들은 MP그룹이 지정한 업체 이외의 물품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굳이 치즈 공급에 C사나 J유업을 통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사실상 정 회장 친인척들의 수익을 위한 비정상적인 거래 구조라는 비판도 컸다. 가맹점들은 지난해 4월 “치즈 업체와 직거래하면 10㎏당 7만원대에 공급받을 수 있는데, 10㎏당 9만원대에 공급받고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이후 싸늘해지는 소비자들의 시선에 가맹점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 사과하는 자리에서였다.

가맹점주들을 괴롭게 하던 이른바 ‘치즈 통행료’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고발에도 불구하고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미스터피자 점주협의회 대표가 참고인으로 나와 “본사와 상생협약을 체결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부풀려진 식자재비를 고발했다. 하지만 당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단순하게 봐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일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피자연합 협동조합’을 출범시키기에 이르렀다. 피자 및 파스타의 판매업, 공동구매, 유통 등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조합과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을 천명했다. 하지만 이 협동조합의 이모(41) 이사장은 지난 3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건 직후 다른 업종의 가맹점주 대표가 국회에 나와 “(이씨가) 가맹본부의 계속된 고발과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혀 자살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단순한 ‘통행료’ 확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3년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사건 수사 이후 “‘을’의 처지에 있던 많은 피해자들을 위한 수사였다”고 자평한 바 있다. 이번 수사를 두고 시민사회에서는 가맹점 계약의 구조적 문제가 ‘갑’의 이익으로 어떻게 흘러갔는지 확인하고픈 기대가 크다. 검찰은 계좌추적 결과에 따라 정 회장 일가의 부외자금 관련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까지 폭넓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원 황인호 기자 neosar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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