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의 '외로운 질주'.. 100m기록, 7년째 혼자 쓰다
"단거리 불모지 국내에서 국제 무대 경쟁할 유일한 선수"
가속도 약점 향상시키기 위해 400m 선수들과 훈련하기도
0.18초를 앞당기는 데 7년이 걸렸다. '속도가 생명'인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하지도, 놀랍지도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게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육상, 그것도 단거리 100m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 육상 단거리의 '희망'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25일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준결선(강원도 정선)에서 10초13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기록(10초16)을 0.03초 단축한 신기록이다. 김국영은 결선에선 더 빠른 10초07로 레이스를 마쳤지만, 뒷바람이 초속 3.6m로 강하게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IAAF(국제육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뒷바람이 초속 2m 이상일 땐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김국영은 고(故) 서말구, 장재근 이후 사라졌던 한국 육상 '단거리 스타' 계보를 잇는 선수다. 이날까지 모두 네 차례 한국 신기록을 썼다. 그는 열아홉 살이던 2010년 전국육상선수권에서 10초31을 기록, 서말구의 한국 기록(10초34·1979년)을 31년 만에 깨뜨리며 주목받았다. 김국영은 같은 대회에서 다시 한국 신기록 (10초23)을 썼다.
하지만 이후 10초6~7대 기록으로 추락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기대를 모았던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준결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국영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기점으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리우올림픽 기준 기록(10초16)을 통과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 기록은 새로 썼지만, 8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기준 기록(10초12)엔 아직 0.01초 모자란다. 기회는 남아있다. 김국영은 27일 역시 정선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국제육상대회에서 100m 기준 기록 통과를 노린다.
'육상 불모지' 한국에서 단거리는 특히 세계 진입 장벽이 높다. 올림픽 메달은커녕 출전조차 쉽지 않다. 한때 김국영의 경쟁자로 꼽힌 여호수아(30)가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동계 봅슬레이 종목으로 전향했을 정도다. 김국영은 이런 악조건에서 묵묵히 '황소걸음'으로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한 육상 관계자는 "높은 국제 무대의 벽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는 김국영뿐"이라고 말했다.
김국영의 마지막 꿈은 9초대 진입이다. 스타트가 뛰어난 그는 약점으로 꼽히는 가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근 400m 종목 선수들과 자주 훈련한다고 한다.
한국 남자 해머던지기의 일인자인 이윤철(35·음성군청)은 전날 대학·일반부 결선에서 올 시즌 아시아 4위 기록에 해당하는 73m50을 던져 2013년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72m98)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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