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고리원전1호기 탈핵 결정까지, 民民갈등 극복이 가장 힘들었다"
운동 시작한지 11년만에 40년된 고리원전 1호기 폐로 결정 이끌어내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탈핵 운동 탄력..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이끌어낼 것
지난 19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진행된 고리원전 1호기 퇴역식 행사에 참가한 최수영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46)은 누구보다 깊은 감회에 젖었다. 탈핵 운동을 펼친 지난 11년간 겪은 일들 때문이었다. 이날 다섯번째 '원전 장례식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고리원전 1호기 폐로 운동을 마무리했다.
최 위원장은 “여론이 정부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생생한 사례”라며 “인센티브를 주면서 주민 동의만 구하면 원전을 지을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한수원이 지역주민들에게 10년 수명 연장 대가로 인센티브를 제시하자 지역주민들도 탈핵 운동에 등을 돌렸다. 주민들이 고리1호기 수명 연장에 찬성하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07년 수명 연장을 승인했다.
최 위원장은 크게 낙담했다. 그는 “이때 처음으로 솔직히 지역 주민들에게 배신감을 느꼈다. 정부 정책을 (시민들이)뒤집을 수 없다는 패배주의가 탈핵 운동 전반에 퍼지면서 탈핵 운동이 급격히 퇴조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고리원전 1호기에서 안전사고가 줄줄이 터졌다. 2012년 3월 고리원전 1호기가 12분간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한수원이 일지를 조작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후 고리원전 1호기 시험성적서 조작,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의 뇌물수수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한수원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원안위가 고리원전 폐로를 발표하던 2015년 6월 12일, 최 위원장은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최 위원장은 “시민의 힘으로 국책 사업의 방향을 바꾸는 현장에 참여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며 “한수원의 인센티브 때문에 탈핵 운동에 등을 돌렸던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며 겪었던 마음 고생이 한순간에 씻겨져 내려가는 듯했다”고 했다. "한수원과의 싸움보다 (탈핵운동을 주도한) 시민단체와 현지 주민들과의 민민 갈등이 더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최 위원장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한다. 그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부산시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역 주민과 또 한차례 맞붙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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