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 극복하려던 안양, 세 가지 불운에 울다

안영준 2017. 6. 25. 20: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패 극복하려던 안양, 세 가지 불운에 울다



(베스트 일레븐=안양 종합운동장)

안양은 이날 경기서 앞선 경기의 2-6 대패를 어떻게든 극복하려고 했다. 정신 무장을 제대로 했고, 굴욕을 하루라도 빨리 씻기 위해 의욕적으로 홈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안양은 이번에도 웃지 못했다. 어렵게 마음을 추스른 안양이 극복하기엔 너무도 가혹했던 세 가지 불운이 덮쳤기 때문이다.

25일 저녁 7시, 안양 종합운동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8라운드 FC 안양과 아산 무궁화의 경기가 열렸다. 아산 무궁화가 전반 45+2분 이창용, 후반 29분 한의권의 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챙겼다.

안양은 아직도 충격에 빠진 상태였다. 직전 라운드서 부천 FC 1995에 2-6 대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다시 떠올리기도 힘들 만큼 아쉬움이 큰 결과였지만, 경기 전 만난 김종필 감독은 “아직도 생각난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이 아픔을 하루빨리 씻어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럴만했다. 팀 내 넘버원 골리 김민식이 돌아왔고, 안세희도 안양의 굳건하던 수비를 다시 구현하겠다며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 이뿐 아니다. 부천전에서 무너질 때 경고 누적으로 힘이 될 수 없었던 용재현·쿠아쿠·이상용도 모두 돌아왔다. 그만큼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안양은 끝내 분위기를 반전해내지 못했다. 90분 동안 세 가지나 되는 불운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첫 불운은 안양의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에서 나왔다. 경기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기 전에 강력한 압박으로 아산의 공을 빼앗았던 쿠아쿠는 자신이 돌아왔음을 똑똑히 알리며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전반 5분에는 특유의 탈압박 능력을 앞세워 빙글 돌아서며 공격의 기점 역을 맡기도 했다. 그런데 전반 21분, 공이 길게 빠진 상황서 태클을 하다 경고를 받고 말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과 3분 뒤, 이번에도 중원서 비슷한 상황에서 태클을 하다가 곧바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쫓겨나고 말았다. 경기 초반부터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받던 선수가 두 번 사이에 연달아 옐로우 카드를 발급 받았으니, 안양으로선 경기에 채 열을 올리기도 전에 불운을 만난 셈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쿠아쿠를 잃어 안양이 예민할 수밖에 없던 상황서, 이번엔 김종필 안양 감독마저 퇴장이 당했다. 전반 38분, 아산 김준엽이 안양 조시엘게 다소 거친 태클을 한 뒤 이에 대한 정당한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고 판단한 김종필 감독이 항의를 했기 때문이다. 앞선 상황부터 판정에 불만이 많던 안양으로선 항의가 길어질 수밖에 없었고, 임정수 주심은 김종필 감독에게 경기장 밖으로 나갈 것을 명령했다. 그러지 않아도 한 명이 없어서 유연한 전술 대처가 필요했던 안양으로선 더욱 뼈아픈 흐름이었다. “후반 20분 이후가 승부처”라며 다양한 전술 변화를 준비했던 김종필 감독이 전반도 끝나기 전에 벤치를 비워야 했던 건 분명 안양의 두 번째 불운이었다.

마지막 불운은 선수의 부상이었다. 앞서 모처럼 선발 명단에 복귀했다고 언급한 안세희가 전반 22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되고 말았다. 안세희는 전반 종료 후 락커룸으로 들어갈 때 권태안 골키퍼의 등에 업혀 갈 만큼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안양은 어쩔 수 없이 강준우를 일찌감치 투입했는데, 강준우 역시 전반 막판 강한 타박으로 부상을 입어 남은 시간 다리를 절뚝이며 뛸 수밖에 없었다. 야심차게 준비한 첫 선발 카드가 시작부터 부상으로 꼬였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투입한 강준우마저 부상으로 온전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으니 안양으로선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0-1로 패하고 있음에도 중앙 수비력 강화를 위해 유수현을 교체 준비시켰으나, 유수현이 대기심 옆에서 투입을 기다리는 사이 한 골을 더 실점하며 수비 보강의 의미가 더욱 무색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안양으로선 그 어느 때보다도 반전이 필요했던 상황서, 세 번이나 찾아든 불운한 상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글=안영준 기자(ahnyj12@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