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꿈꾸는 KPGA코리안투어, 일부 선수 지연 플레이가 '덫'

선수들의 출중한 기량으로 KPGA코리안투어에 대한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늑장 플레이가 전체 선수들의 경기력을 이끌어내는데 장애가 되므로써 빈축을 사고 있다. 투어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슴).

【 양산(경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5언더파 139타'
25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에서 막을 내린 제60회 KPGA선수권대회 컷 기준타수다. KPGA코리안투어 이 부문 종전 기록을 1타 경신한 신기록이다. 선수들의 기량이 그만큼 향상됐다는 방증이다. 출전 선수 156명 중 1, 2라운드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무려 117명이었다. 한 마디로 버디 풍년이었다.

선수들의 성적만 놓고 본다면 흠잡을 데가 없는 명승부였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일부 선수들의 다소 느린 플레이 속도 때문이다. 투어가 팬들로부터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플레이 속도가 처지는 것보다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건 당연하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어서다. 그럴 경우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선수 본인들이다.

이번 대회 티오프 간격은 10분, 18홀 라운드 시간은 4시간 20분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예정 시간보다 20분 정도가 더 걸렸다. 당연히 일부 선수들의 불평이 따랐다. 뿐만 아니다. 여기저기서 갤러리 원성마저 들렸다.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의 볼멘소리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동양인 최초의 메이저 챔프 양용은(45)은 투어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는 반드시 시정돼야 할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힌다. 그는 "2라운드 때 거의 매홀 기다리는 상황이라 리듬이 완전히 깨져 어려움을 겪었다"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코스 세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타임 체크에 들어가면 플레이 속도가 빨라지는데 평상시에는 왜 그렇게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동시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슬렁슬렁 걷는 습관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국내서 플레이 속도가 느린 선수는 해외 투어에 진출해서도 갤러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실제로 유러피언투어에서 활동하는 L모 선수는 작년에 슬로 플레이로 벌금을 낸데 이어 올해는 벌타를 부과 받았다. KPGA의 한 관계자는 "유러피언투어 경기 위원장으로부터 '너희는 회원들 교육을 안시키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받고 상당한 수치스러움을 느꼈다"며 "비시즌에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고 현장에서는 관련된 규정을 강화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 때문에 아직은 만족스런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KPGA코리안투어는 '골프규칙6-7의 주2'에 근거해 이와 관련된 투어 로컬룰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 조건에 의해 허용된 누적 시간을 초과한 경우 등 지연 플레이를 한 선수나 해당 조는 '배드타임' 선수로 간주돼 처벌을 받게 된다. 배드타임 1회시 경기위원으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게 된다. 이 경고는 시즌 내내 유효된다. 배드타임 2회는 1벌타 및 벌금 50만원, 배드타임 3회는 2벌타 및 벌금 100만원, 그리고 배드타임 4회는 경기실격 및 1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