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에 보답' KCC 선수들의 뜻깊었던 토요일

강현지 2017. 6. 2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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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전주/강현지 기자] “대접받으러 온 게 아니라 받은 응원에 보답하러 온 날이에요. 시간 많습니다. 사인, 사진 촬영 다 해드릴게요.” 전주 KCC 하승진, 정휘량, 김민구, 한준영이 연고지 전주를 찾았다.

KCC는 24일 전주에 있는 사랑의 집, 삼성 휴먼빌(구 삼성 보육원)을 찾았다. 먼저 찾은 사랑의 집은 노숙자들이 생활하는 곳으로 KCC가 2016-2017시즌에 성공시킨 3점슛으로 적립된 '사랑의 쌀'을 기부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3점슛 1개당 10kg씩 적립되어 마련된 총 2880kg 중 1310kg이 사랑의 집에 기증됐다.

사랑의 집의 변수미 수녀는 “현재 약 60여 명이 사랑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남자분들이 절반이 넘는다. 식사량이 많아 쌀이 가장 귀한 선물이다. KCC 농구단에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전달식에 이어 KCC는 삼성 휴먼빌로 이동해 하나투어 봉사단과 함께하는 '사랑 나눔 행사'를 가졌다. 이 보육원은 2007년 허재 감독이 KCC를 이끌 당시 선수단이 방문했던 곳이다. 추승균 감독이 선수로 뛸 때였고, 서장훈이 KCC로 온 첫 시즌이었다. 당시 페인트칠을 했던 놀이터는 허물어지고, 건물이 올라간 상태다.

현재까지도 사랑의 집에서 근무 중인 한 선생님은 “그날은 날씨가 참 좋았었다. 놀이터에 페인트칠 하는 작업을 했었는데, 그땐 선수단이 다녀갔었다”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사랑의 집에 도착한 선수단은 본격적으로 보육원 아이들과 레크레이션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는 역시 하승진. “키가 몇이냐”라는 단골 질문에 “3m다”라고 농담하며 아이에게 다가갔다.

선수단의 첫 임무는 강당 청소. 그간 손이 닿지 않아 청소가 힘들었던 창틀 청소는 하승진과 한준영이, 바닥 청소는 정휘량과 김민구가 맡았다. 깨끗해진 강당에서 선수단과 아이들은 보드게임, 림보 등을 하며 약 두 시간가량을 보냈다.

출출해질 때쯤 피자가 배달됐다. KCC는 하나투어와 함께한 ‘이지스는 하나다’ 이벤트 팔찌 판매 수익금 전액으로 올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에어컨 2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사인회와 포토타임을 끝으로 모든 행사를 마쳤다. 마무리를 하던 선수단이 배를 잡고 웃었다. 바로 홍정택 군이 선수단에게 사인을 해주겠다며 나서 적은 메시지 때문이었다. 한준영에게는 ‘스타가 돼라’라고 적었고, 하승진에게는 ‘스타가 돼서 행복하세요’라고 남겼다.

행사는 마친 하승진은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 힐링을 한 것 같다”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서는 “아들이 벌써 6살인데, 총각일 때와 부모가 됐을 때 마음이 다른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아들의 아빠인 정휘량도 마찬가지. “쉽게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며 “선수단 훈련이 있어 4명밖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다음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참석해 아이들과 더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번째)생일인데 좋은 일을 할 수 있어 더 뜻깊었다”라고 말한 김민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이상한 것 같다. 최대한 더 놀아주고 싶은데 시간이 짧았던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번 시즌 KCC 경기도 관람하고 왔다는 모정태(19) 군은 “평소 하승진, 전태풍, 김민구, 송교창 선수를 좋아했는데, 손수들을 직접 만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레 내린 비를 야속해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하던 중에 갑작스레 비가 내려 마당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농구 게임이 취소됐던 것. 아쉬움을 삼킨 그는 “그래도 선수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 즐거웠다”라고 덧붙였다.

즐거운 시간을 보낸 만큼 헤어짐의 아쉬움은 배가 됐다. 아이들은 선수들이 타고 온 차량이 시야에서 벗어날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연고지 행사로 6월 마지막 주 토요일을 보낸 KCC는 주말 휴식을 가진 후 비시즌 훈련을 계속 이어간다.

# 사진_강현지 기자 

  2017-06-24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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