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친구 신청'한 시어머니..SNS 난민에 '新 세대갈등'까지

김도균 기자 2017. 6. 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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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사이트에 'SNS 시집살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남편이 차린 밥상 사진에는 '우리 아들이 고생한다'며 댓글을 남겼습니다.

주부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SNS를 비공개했다", "시부모님이 인스턴트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신다"는 등 고충을 토로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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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포털사이트에 'SNS 시집살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30대 주부인 이 모 씨는 시어머니가 SNS 친구 신청해 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망설여졌지만,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이 씨는 신청을 승낙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올릴 때마다 시어머니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남편과 함께 찍은 프로필 사진을 본 시어머니는 '잘 나온 사진이 아니니 바꾸라'며 연락을 했습니다. 남편이 차린 밥상 사진에는 '우리 아들이 고생한다'며 댓글을 남겼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게시하면, '옷이 낡았다', '머리가 엉망이다'라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 씨는 SNS를 탈퇴해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 20대 전유물? SNS 사용하는 고령층 늘어난다

2,30대 전유물이었던 SNS 사용연령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만 3세 이상 국민 6만 1,238명(2만 5천 가구)을 대상으로 '2016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88.3%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특히 60대의 증가율이 두드러집니다. 이렇게 6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률이 증가한 건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인스턴트메신저와 SNS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SNS에서 벌어지는 '新 세대갈등'

SNS의 사용연령이 높아지면서, '신(新) 세대 갈등' 내지는 '신(新) 고부 갈등'이 늘고 있습니다. 주부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SNS를 비공개했다", "시부모님이 인스턴트메시지를 보내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신다"는 등 고충을 토로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며느리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시어머니 대피법'이, 사위들 사이에서는 '장인어른 답변 피하는 법' 등의 글이 공유되기도 합니다. SNS로 빚어지는 갈등은 고부 갈등이나 장서 갈등뿐만이 아닙니다.

부모와 20·30대 자녀 사이에도 SNS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SNS를 사용하는 부모 세대가 늘면서, 사생활을 공개하기 싫다는 이유로 친구 맺기를 피하는 젊은 층이 생기고 있는 겁니다.

■ 직장 동료와 상사도 예외 아니다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최근 회사에서 발생한 일 때문에 SNS를 탈퇴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 상사와 갈등을 겪은 김 씨는 '친구 공개'인 SNS에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게시물이 친구를 맺었던 직장 동료를 통해 상사에게 전해진 겁니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1,88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 동료와 SNS 친구 맺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사람이 37.3%로 집계됐습니다. 긍정적(31.9%)이라고 답한 직장인을 앞질렀습니다.

■ 불편한 사람 피하고 싶다…늘어나는 SNS 난민

시어머니, 부모님,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피하고자 사적인 내용이 있는 기존 SNS를 탈퇴하거나, 공개용 계정을 따로 만드는 '자발적 SNS 난민'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소통의 공간으로 불리는 SNS에서 특정인과의 소통을 피하기 위해 단절을 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한 전문가는 "SNS가 부모와 자식처럼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이렇게 묶어놓는 관계, 자유를 속박하는 관계가 되면 곤란하다"고 지적하며 "세대 간 사용 방식이나 빈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관심도를 조절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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