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처리기에 전기밥솥까지..쓰레기 불법투기 단속현장

고재교 기자 입력 2017. 6. 24. 13:14 수정 2017. 6. 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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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 정말 죄송한데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갑작스런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에 적발된 주민 A씨(여)는 횡성수설하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스1 기자가 시청 단속반과 동행한 곳은 조양동 일원 원룸촌 인근 쓰레기 집하장.

A씨가 버린 비닐봉지 안을 살펴보니 칫솔과 달걀껍질, 야채 등 일반·음식물 쓰레기가 분류돼지 않은 채 뒤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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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음식물쓰레기봉투 미사용 가장 많아"
지난 22일 오후 강원 속초시 조양동 음식물쓰레기통 안에 버려진 일반쓰레기. 2017.6.24/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속초=뉴스1) 고재교 기자 = "한번만 봐주시면 안 돼요? 정말 죄송한데 상황이 너무 안 좋아요."

갑작스런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에 적발된 주민 A씨(여)는 횡성수설하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적발 내용은 종량제 봉투 미사용이다. 과태료는 20만원.

A씨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는 질문에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다. 다만 “죄송합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이름을 묻는 시청 직원과 알려주지 않으려는 A씨의 입씨름은 7분간 이어졌고 끝내 망설이던 A씨가 체념한 듯 입을 열어 이름과 주민번호를 말했다. 이후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급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 22일 오후 7~10시. 강원 속초시청 직원 8명은 쓰레기 불법투기가 잦은 장소 4군데를 중심으로 야간단속에 나섰다.

이날 뉴스1 기자가 시청 단속반과 동행한 곳은 조양동 일원 원룸촌 인근 쓰레기 집하장. 해당 현장은 주변에 마땅히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 자연스레 집하장이 생긴 곳이다.

A씨가 돌아간 후 시청 직원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지만 A씨가 버린 건 음식물도 아니고 일반쓰레기”라며 “지난 4월엔 음식물 처리 기계에 전기밥솥이 들어가 며칠간 운영하지 못했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버린 비닐봉지 안을 살펴보니 칫솔과 달걀껍질, 야채 등 일반·음식물 쓰레기가 분류돼지 않은 채 뒤섞여 있었다.

직원은 “개인 사정도 있겠지만 단속에 나선 이상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분들도 다 적발했기 때문에 봐주기 시작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속초시에 따르면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쓰레기를 버릴 시 과태료는 20만원이다. 차량 등 운반 장비로 다량의 쓰레기를 버릴 시 과태료는 50만원에 달한다.

단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전 의견제출 기한(2주) 내에 자진 납부하면 납부금액의 20%가 감경된다.

속초시가 조사한 연도별 생활쓰레기 수거 현황을 보면 2015년과 2016년을 비교했을 때 생활쓰레기(일반, 음식물, 재활용 포함) 규모는 증가한 반면 종량제 봉투 판매량(일반, 음식물)은 감소했다.

이는 쓰레기 불법 투기가 늘어나고 있음을 알려준다.

강원 속초시 교동 재활용품 배출장소에 불법으로 투기된 쓰레기들. 사진은 지난 20일 촬영. (속초시 제공) 2017.6.24/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오지현 속초시 환경위생과 생활환경관리계장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봉지에 담아 버리는 경우가 가장 많고 폐기물 처리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밤에 몰래 버리고 가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 무단투기를 예방하기 위해 상습 투기 지역에 양심화분 20개와 클린지킴이 폐쇄회로(CC)TV 10개를 7월에 설치할 계획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속초시는 올해 1~3월 홍보 활동 이후 4월과 6월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에 나서고 있다. 4월에만 29건을 적발했으며 이날도 2건이 적발됐다.

시는 주택가와 이면도로 등 청소 취약지와 관광지를 중심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달 환경대청소 계획을 갖고 있다.

오 계장은 “쓰레기 배출규정과 시간만 잘 지켜도 주변 환경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정부차원에서 분리배출 교육을 의무·체계화해 시민의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igh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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