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뉴SK'에 주목하는 이유] 2. 최태원의 승부수..재계서열 뒤바뀌나?

권지담 기자 2017. 6. 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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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앞서 최태원 회장이 최근 던진 경영화두가 재벌개혁이란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얘기나눠봤는데요.

이번에는 SK그룹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가 재계 판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최 회장,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요?

▷ <권지담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 회장은 “기업 경쟁력은 투자와 채용에서 나온다”며 올해 총 17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SK그룹 역사상 가장 큰 투자 규모인데요.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올해 대내 외 경영 환경 불안 등을 이유로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가 구체적인 투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눈길을 끄는 대목인데요.
        
채용 상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SK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2100명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200명 가량 늘어난 총 820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요.

매년 1만 400여명 이상을 채용해오던 삼성이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의 70% 수준으로 줄이고, 현대차와 LG그룹이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SK의 행보는 역시 독보적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최태원의 공격경영이 가장 눈에 띄는 분야가 바로 반도체, SK하이닉스입니다. 투자행보가 이어지고 있죠?

▷ <이한라 / 기자>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당시 반도체 시장은 불황기였고, 부실기업으로 꼽히던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이던 최 회장에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인수 5년 만에 하이닉스를 그룹 내 최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3조2767억원으로 그룹내 핵심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3조2283억원)과 SK텔레콤(1조5357억원)을 모두 제쳤고,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 회장의 과감한 선택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올해 초 LG실트론 인수를 시작으로 도시바까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LG실트론 인수의 경우 SK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수직계열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지고요.

이번에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도 업계에서는 큰 성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도시바 메모리 인수로 성장성 높은 낸드플래시 시장을 공략,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는 도약의 발판도 마련한 셈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실제로 SK그룹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다른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죠?

▷ <이한라 / 기자>
네, 반도체 호황과 도시바 매각 우선협상자 선정 등으로 SK하이닉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SK그룹의 시가총액은 111조 2000억원으로 110조대인 현대차그룹을 넘어 2위 그룹으로 올라섰는데요.

두 그룹 간 시가총액 격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어, SK그룹의 상승세가 계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반도체에 대한 공격 투자는 국내 기업의 일본기업 인수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알려진 일본 도시바 인수전으로 이어져는데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협의체가 우선 인수협상권자로 선정된 상태죠.

그런데 SK하이닉스가 인수한 건 아니고 단순히 돈을 투자한거다 뭐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정확한 상황은 뭔가요?

▷ <권지담 / 기자>
말씀드리기 전에 도시바 메모리 사업 지분 매각과 관련해 도시바가 배포한 공식 문서를 보시겠습니다.

컨소시엄 명단에서 SK하이닉스를 찾아볼 수가 없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SK하이닉스는 협상자 주체라기보다는 협상자 중 하나인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에 약3조 8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채권자로, ‘간접적’ 협상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3조 850억 원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SK가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뭡니까?

▷ <권지담 / 기자>
일본 내 부정적 여론이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직접 투자, 그러니까 전면에 나설 경우 얻게 될 부담과 독과점 심사 논란 등을 피하겠다는 의도인 거죠.

간접 투자 형태라서 손해볼 것도 없습니다.

사업에 참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한미일 연합 중 미국과 일본 업체를 제외하면 실제로 반도체 사업을 할 수 있는 회사는 SK하이닉스 뿐인데요.

때문에 도시바를 매각했을 때 지분 매입을 통해 반도체 사업에 참여할 것을 이미 최 회장이 염두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 회장의 ‘묘수’, ‘신의 한수’ 이런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 4월, 최 회장은 출국 금지 해제 후 첫 공식 자리에서 이미 도시바 인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최태원 / SK그룹 회장 : "도시바의 이해 관계자들이 SK하이닉스와 협업을 원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찾겠습니다. 기업을 그냥 돈을 주고 산다는 개념보다 더 나은 개념을 생각해서 접근하겠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하지만 인수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어떤 점들이 우려된다는 건가요?

▷ <이한라 / 기자>
가장 큰 변수는 도시바 제휴사인 웨스턴디지털과의 소송입니다.

지난 5월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가 다른 업체에 반도체 사업을 넘길 것으로 판단해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매각 중지 요청 소송을 낸 상황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법원의 판단 결과에 따른 매각 변수는요?

▷ <권지담 / 기자>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도시바 매각은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며, 중간에 소송 취하 가능성도 있다.

법원이 매각중지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매각이 무산되거나 철회될 가능성도 있어.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에 부여한 우선협상권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죠.
      
설사 매각 협상이 체결되더라도, 실제 이익이 SK하이닉스에게 돌아올 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승우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지금 당장 (도시바)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의미 있는 지분을 확보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이닉스가 당장 얻을 수 있는 건 없어요.”]

▶ <최서우 / 진행자> 
최태원 회장의 도시바 인수. 절반의 성공으로 SK의 지배구조 개선이 또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SK그룹은 지난 2015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는데, 현재 지배구조는 어떤 상황인가요?

▷ <권지담 / 기자>
말씀처럼 SK그룹은 지난 2015년 SK C&C와 (주)SK 합병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했습니다.

지주회사인 SK는 현재 SK텔레콤 지분 25.22%를 보유하고 있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20.77%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SK 지분 30.86%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반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지분은 없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반도체를 밀고 있는데.. 최 회장의 하이닉스 지배력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약한 편이죠?

▷ <이한라 / 기자>
네, 앞서 보신 것처럼 현재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는 SK텔레콤입니다.

하이닉스가 그룹 내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성장했지만 현재 SK그룹의 손자 회사인 격이라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SK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은 하이닉스를 자회사로 격상시키는 게 핵심인거 같은데, 어떤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고 변수는 뭔가요?

▷ <이한라 / 기자>
네, 배당 등 최대주주, 그러니까 최 회장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 향후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격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데요.
 
크게 두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SK텔레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해서, (주)SK IT 사업부와 투자부문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안, 이렇게 되면 현재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지주회사격인 (주)SK가 하이닉스의 주식을 직접적으로 보유하게 돼죠.

또 하나는 분할된 SKT 투자부문을 (주)SK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다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변수로 꼽히는데요.

현재 개정안에는 지주회사의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30%이상까지 올리는 방안이 포함돼 있습니다.

양사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이 과정에서 5조원 이상의 자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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