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쳐서 230kg' 이대호·최준석, 파괴력보다 '병살딜레마'

안준철 입력 2017. 6. 24. 06:52 수정 2017. 6. 2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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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붙여놓자니 병살이 문제다. 그렇다고 떼어놓자니, 마땅한 타선 조합이 안 나온다. 도합 체중 230kg인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35)·최준석(34) 듀오 얘기다.

롯데는 23일 잠실 두산베어스전에서 1-9로 패하며, 다시 연패모드로 돌아섰다. 6월 들어 부진한 롯데는 최근 6연패에 빠지는 등 중위권 경쟁에서 나가떨어지는 모양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 붕괴에 따른 마운드 도미노 현상이지만, 타선도 더위에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병살에 타선의 발목이 잡히고 있다. 병살은 롯데 타선의 짜임새 정도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까지 롯데의 병살은 71개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는 이대호 최준석 외에도 강민호(32) 전준우(31) 손아섭(29) 등 스타급 선수들이 타선에 대거 포진하고 있지만, 연결이 되지 않으면서 흐름이 끊기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있다. 팀 홈런은 72개로 10개 구단 중 3위지만, 팀 득점은 350점으로 뒤에서 세 번째다.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17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 경기가 열렸다. 롯데 이대호와 최준석이 비장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롯데 타순은 1번부터 9번까지 고정돼 있지는 않다. 상대와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변동이 있다. 하지만 거의 불변인 조합이 있다. 바로 이대호와 최준석이다. 2001년 롯데 입단동기이자, 절친인 둘은 보통 앞뒤에 나란히 나온다. 3번 최준석·4번 이대호, 4번 이대호·5번 최준석 조합이 많다. 5월 한때는 3번 이대호·4번 최준석 조합도 나왔다. 외모부터가 거포인 둘은 롯데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킬 조합으로 꼽혔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과 미국에서 활약하던 이대호가 전격적으로 롯데에 복귀하면서, 지난 2006년 최준석이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11년만에 다시 결성된 절친 듀오다. 올 시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밝힌 공식 프로필상 이대호가 194cm·100kg, 최준석이 187cm·130kg로 덩치만 놓고 봤을 때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선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파괴력보다는 병살타가 더 눈에 띈다. 이대호는 홈런 12개, 최준석은 홈런 9개를 기록하고 있는데, 병살은 이대호가 10개, 최준석이 17개다. 최준석은 병살 1위에 랭크돼 있다. 이대호는 병살 공동 4위다. 참고로 이대호와 함께 공동 4위인 선수는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롯데의 외국인타자 앤디 번즈(27)다. 아무래도 둘의 덩치가 크다보니, 주력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를 치고도 2루까지 가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장면을 여럿 연출하기도 했다.

문제는 둘 중 앞에 나서는 타자가 단타를 치고 1루에 있을 경우다. 뒤에 나오는 이가 내야땅볼을 치게 되면, 여지없이 병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대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노릴 수 있어 편하다. 23일 두산전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왔다. 이날 롯데는 안타를 7개나 치고도 1점 밖에 못 얻었다. 병살이 문제였다. 1회초 4번 이대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롯데는 계속된 1사 1,3루 찬스에서 5번 최준석의 2루수 땅볼로 4-6-3 병살로 추가 득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병살로 흐름은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초반 다소 흔들렸던 두산 선발 장원준도 안정을 찾았다.

둘을 떼어놓으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리 쉽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팀이 5연패 중이었던, 지난 18일 고척 넥센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롯데는 3번 이대호-4번 전준우-5번 최준석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이대호 최준석을 떨어뜨렸지만, 3-14로 대패하면서 6연패에 빠졌다. 둘을 떨어뜨리려면 둘 중 하나가 클린업트리오에서 빠지거나, 4번에 배치할 수 없게 되면서 되레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쉽게 풀 수 없는 롯데의 병살딜레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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