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너무 성급했나?..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논의조차 못해

박정규 2017. 6. 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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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핵심 현안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청산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공언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말까지 조사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문화예술계와 시각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도 장관이나 문화예술계 모두 조사위 구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이 같은 딜레마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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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핵심 현안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청산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공언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주말까지 조사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문화예술계와 시각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사위 구성은커녕 아직 만나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 해결에 대한 뜻은 도 장관이나 문화예술계 모두 같은 입장이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빨리 진척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문체부와 문화예술계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다음주께 문화예술계와 만나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구성방법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취임과 함께 블랙리스트 적폐 청산을 가장 먼저 외친 도 장관은 이번 주말쯤까지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만남도 갖지 못한 채 주말을 맞이하게 됐다.

이처럼 늦어지게 된 데는 양측에 기본적인 견해차가 존재한다는 이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는 빠른 추진을 위해 법이나 시행령이 아닌 훈령을 만들어 조사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계는 이번 블랙리스트 사태가 문체부 내부뿐만이 아닌 범정부적으로 자행된 일인 만큼 문체부 내부 훈령보다는 높은 단계인 대통령령을 만들어 조사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훈령의 경우 문체부가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추진할 수 있는 만큼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상급관청이 하급관청에 내리는 일반적인 명령의 수준인 만큼 전반적인 조사 범위가 문체부 내에 국한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대신 대통령령으로 조사위를 구성할 경우 조사 범위가 확대돼 문체부를 넘어 이번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령은 입법예고나 국무회의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치도록 돼있는 만큼 시행까지 통상적으로 한 달 이상 걸리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와 국정원 등까지 연루돼있다는 점을 들어 대통령령으로 조사위를 구성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도 장관이나 문화예술계 모두 조사위 구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이 같은 딜레마로 인해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재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은 "현장 예술단체들은 지금 문체부가 추진하고 있는 훈령 등에 대해서는 사전교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프로세스 자체가 적절치 않았다고 보고 있고 이것에 대한 논의가 이제 시작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조사의)시기, 범위, 대상 등에 조금 생각의 차이가 있다. 논의가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문체부만이 아니라 청와대, 국정원 등이 다 블랙리스트 관련돼있는 게 밝혀져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일단 대통령 직속의 대통령령 수준에서 꾸리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문체부는 문화예술 지원배제를 조사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건 일부분이라고 보고 있다"며 "지원배제는 당연히 조사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헌법을 유린한 국가폭력의 문제를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훈령 정도면 문체부 관련기관에 대한 조사는 커버가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며 "대통령령과 효과에 별 차이가 없는데 대통령령은 입법예고, 국무회의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두 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김이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는 많이 돼있는데 일방적으로 할 순 없는 만큼 현장에 계신 분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이번 주 내에 조사위가 구성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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