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After GSL] 좌절을 넘어선 두 인생의 결승 대결
GSL은 2011년 정식 시즌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7년 가까이 진행됐다. 그 시간 동안 4회 우승을 차지한 정종현과 3회 우승자인 임재덕을 비롯해 다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있는 반면 결승을 한 번도 못 가본 선수와 여러 번 결승에 갔지만 번번이 무릎을 꿇은 선수도 있다. 그만큼 첫 우승이 중요한 대회가 GSL이다.
이번 결승전 주인공 중 한 명인 고병재는 스타크래프트2 초기부터 GSL에 도전했지만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지컬보다 전략으로 승부를 보는 고병재였고, 그의 전략을 활용해 성적을 낸 선수도 있다. 다들 바이오닉을 사용하던 초창기 매카닉을 사용했던 선수가 고병재고, 그의 전략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 선수도 있을 정도다.
고병재는 16강에서 주성욱과 한이석을 잡았고, 이어 전태양과 조성주를 꺾었다. 모두 고병재보다는 한 수 위로 평가되던 선수였다. 그러나 이 선수들에게 승리한 고병재는 첫 결승에 올랐다. 과거 고병재는 전략 의존도가 높아 누굴 만나도 이길 수 있는 선수였고 누굴 만나도 질 수 있는 선수였다. 내가 선수 시절 겪었던 2012년 7월 해운대 GSTL 결승 상대로 만났던 고병재는 5대 0 올킬을 낼 수 있을 정도로 되는 날에는 되는 선수였다.
첫 결승전에 오른 고병재를 상대할 선수는 GSL 사상 가장 많이 결승에 오른 선수인 어윤수다(2위는 4회 우승 1회 준우승의 정종현이다). 어윤수는 '제2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예전보다 한층 좋아진 경기력을 자랑했다. 지난 시즌1보다도 고생하며 결승에 올랐지만 경기력도 좋았고, 자신의 슈퍼플레이와 상대의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승리를 거둔 경기도 있을 정도로 운도 따랐다.
어윤수는 이번 시즌 전까지 다섯 번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매번 우승에 실패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면 원인을 분석할 수 있겠지만, 그 어느 스포츠에서도 4연속 준우승을 포함한 5회 준우승을 한 선수는 드물다. 이 정도의 기록을 세우기 전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어윤수는 또다시 결승 무대를 밟았다.
4번째 준우승 이후 어윤수는 케스파 컵 우승이 있었지만, 더는 준우승조차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경기력이 떨어져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어윤수는 계속 우승에 도전했고 지난 시즌 다시 결승에 올랐다.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어윤수에게는 이전과는 다른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결승전이었다.
여섯 번째 결승에 오르는 어윤수지만, 많은 부분에서 고병재가 우세한 상황이다. 상대 전적과 최근 기세, 선수 스타일 모두 고병재가 유리하다. 얼마 전 진행한 온라인 리그 결승에서도 고병재가 0대 3으로 고병재가 승리했다. 그러나 노력 하나만은 어윤수가 앞선다고 단언한다. 그랜드마스터 16위 안에 어윤수의 아이디는 6개가 있다. 그랜드마스터에 하나 올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6개의 아이디를 올린 어윤수는 이 정도는 해야 우승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글=박진영 GSL 해설
정리=박상진 기자 Vallen@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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