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M의 5이닝 투수' 리치 힐, 예고된 참사였다

뉴스엔 2017. 6.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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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예고된 참사였다.

LA 다저스 리치 힐은 6월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힐은 이날 경기에서 5이닝 동안 98개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8탈삼진 호투를 펼쳤다. 힐은 시즌 4승째를 거뒀고 평균자책점도 4.73으로 낮췄다. ESPN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 5회만에 마운드에서 물러난 힐은 '한 시즌 9차례 선발등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하를 투구한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다(9경기 40이닝).

5이닝은 선발투수에게 '승리'라는 기록을 부여하기 위한 최소 이닝이다. 즉 선발투수가 마운드 위에서 5이닝을 버텨냈다면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은 했다는 의미다. 5이닝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낙제점의 흠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3년 4,8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투수가 아닌 보통의 하위 선발투수일 때 얘기다. 연평균 1,600만 달러를 받는 선발투수가 매 경기 5이닝 이하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면 이는 참사 수준이다. 심지어 5이닝이 완벽한 것도 아니니 말이다.

힐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12년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2승 5패, 평균자책점 2.12. 하지만 등판 경기는 20경기에 불과했고 소화 이닝은 110.1이닝으로 규정이닝에 턱없이 모자랐다.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도 못했지만 경기당 투구이닝도 채 6이닝이 되지 못했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힐이 2016년까지 빅리그에서 소화한 이닝은 불과 610.1이닝. 같은 기간 마이너리그에서 소화한 526이닝을 더해도 1,136이닝에 불과하다. 힐과 같은 해에 데뷔한 에딘손 볼케즈(MIA)는 2016시즌까지 빅리그에서 1,431.1이닝을 투구했다. 2006년 빅리그에 데뷔한 리키 놀라스코(LAA)는 지난해까지 1,706.2이닝을 던졌고 2007년 데뷔한 요바니 가야르도(SEA)는 1,591.2이닝을 투구했다.

물론 힐이 상당기간 불펜으로 뛴 것은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힐의 이닝소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2015년까지의 힐은 나이에 비해 빅리그에서 소화한 이닝이 부족한, 인저리프론 좌완투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저스 수뇌부는 힐에게 대형 계약을 안겼고 힐은 선발진 중 최악의 모습으로 구단의 파격적 대우에 보답하고 있다. 지난 오프시즌 단년계약으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유니폼을 입은 줄리스 챠신(연봉 175만 달러)이 15경기에서 83.2이닝을 투구하며 6승 6패, 평균자책점 4.95를, 힐보다 훨씬 좋은 커리어를 갖고도 마이애미와 2년 2,200만 달러에 계약한 볼케즈가 14경기에서 77.1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 중이라는 점은 다저스가 얼마나 돈을 낭비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힐과 대형계약을 맺는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오프시즌 전부터 많았다. 12년의 커리어를 갖고도 규정이닝을 무려 10년 전 시즌 단 한 번 밖에 충족시키지 못한, 부상에서 끝까지 자유롭지 못한 30대 후반의 투수와 거액의 다년계약을 맺는 것은 상식과는 동떨어진 행동이었다. 평범하게 손익을 계산하는 구단들에서는 상상조차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다저스 수뇌부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알렉스 우드가 자력으로 선발 로테이션 자리를 만들어낸 다저스는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를 번갈아가며 불펜으로 보내며 선발투수 포화현상을 덮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할 때, 불펜으로 향해야 할 투수는 류현진도 마에다도 아닌 힐이다. 로테이션에서 완전히 제외하지는 않더라도 류현진, 마에다와 동일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 맞다. 물론 이는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이 '수시로 부상자명단을 오가야 하는 37세 불펜투수에게 3년 4,800만 달러의 거액을 안겨준 형편없는 안목에 대한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는 최소한의 책임을 질 준비가 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날 경기 힐에 대해 "정말 좋았다"는 칭찬을 반복했다. 과연 힐은 남은 계약기간 동안 '4,800만 달러 투수'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사진=리치 힐)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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