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윤곽잡힌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1회 입성자는?

서장원 입력 2017. 6. 23. 05:31 수정 2017. 6. 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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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양해영 사무총장(가운데)이 2014년 3월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 명예의 전당 건립 협약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1호 헌액자는 과연 누가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국내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설립되는 명예의 전당 건립 계획을 확정한 후 제 1호 명예의 전당 입성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큰 틀의 선정 가이드는 잡아놓은 상황이며 오는 7월 헌액자문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거쳐 세부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명예의 전당 건립 계획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으로 걱정을 안겼다. 당초 올해 3월 개장을 목표로 대한야구협회, 부산광역시, 기장군과 공동으로 명예의 전당 건립 협약을 맺고 건립 준비에 들어갔지만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부산 시장과 시의원들이 약속이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공사가 시작되지도 못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0월 건립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2019년 3월 건립을 목표로 다시 새로운 계획을 수립했다.

개장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1호 명예의 전당 헌액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BO도 1호 헌액자 선정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명예의 전당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KBO 기획팀 강민호 팀장은 “1호 헌액자 선정을 위한 큰 가이드라인은 잡아 놓았다. 이후 7월 취재기자와 야구계 원로 등으로 구성된 헌액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논의를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의 명예의 전당 선정기준은?
강 팀장은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 가이드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의 모델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의 명예의 전당은 지난 1936년 타이 콥, 월터 존슨, 크리스티 매튜슨, 베이브 루스, 호너스 와그너를 첫 헌액자로 선정한 뒤 야구 탄생 100주년이 되는 1939년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건립됐다. 현역으로 10년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뛰었으며 은퇴한 지 5년이 지난 선수들로 구성된 헌액 후보자들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단(10년 이상 메이저리그 취재활동을 한 기자, 현직 활동기간 중 임기 무제한)의 투표에서 75%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게 된다. 도박, 탈세, 금지약물 복용 등에 연루된 선수들은 후보에서 탈락된다. 헌액 대상자가 되면 흉상을 동판에 새겨 명예의 전당에 전시한다. 동판에는 이름, 별명, 소속팀 활동기간 등이 명시된다.

일본프로야구 명예의 전당 최초 헌액자는 1960년 러시아계 일본인인 빅토르 스타루힌이다. 이후 수많은 야구인들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일본은 명예의 전당 선정기준에서 미국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헌액자 선발 위원도 15년이상 경력을 가진 야구기자 중 야구체육박물관 이사장이 위촉한 기자들로 구성되며(임기 2년), 헌액 대상자가 은퇴한 메이저리그 선수에만 국한되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아마추어 야구 선수와 코치·감독·심판들도 헌액 대상자에 포함된다. 아마추어 야구선수는 은퇴 후 5년, 감독·코치·심판은 은퇴 후 6개월을 지나야 하며 ‘특별헌액’의 명목으로 선정된다. 특히 2002년과 2003년에는 ‘신세기 특별 시상’으로 20세기 일본 야구계의 기초 만들기에 크게 공헌한 저명인사에 대한 시상도 이뤄졌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75%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해야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나란히 10년 이상의 야구 취재기자들이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투표 인원의 75% 이상 득표가 헌액의 기준이 된다. 한국프로야구 명예의 전당도 미국과 일본의 선출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강 팀장의 설명이다.

◇ 국내 1호 헌액자 유력 후보는 누구?
1982년 개막한 이후 35년의 역사를 지닌 프로야구에선 수많은 레전드 선수가 배출됐다. 1980년대 활약했던 투수 중에서는 KBO리그 통산 146승 40패, 132세이브, 방어율 1.20의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국보’ 선동열과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한 시즌 최다인 223탈삼진, 1984년 전대미문의 한국시리즈 4승을 포함해 다승왕 1차례, 탈삼진왕 2차례를 수상한 故 최동원이 유력한 1호 헌액자 후보다. 타자쪽에서는 현역 시절 홈런왕 3번, 타점왕 4번, 정규시즌 MVP 1번을 포함해 1984년 최초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홈런왕 계보 1세대 ‘헐크’ 이만수와 4차례 타격왕을 차지하고 역대 1위 통산 타율 0.331을 남긴 ‘타격의 달인’ 故 장효조가 있다.

1990년대로 넘어오면 한 시즌 40홈런 시대를 열고 최초로 통산 홈런 300개의 고지를 넘고 340개의 홈런을 기록한 장종훈과 통산 최다승(210승), 최다탈삼진(2048개), 최다투구이닝(3003이닝) 등 불멸의 기록을 작성한 송진우가 눈에 띈다. 통산 최다경기출전(2135), 최다안타(2318), 최다볼넷(1278)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양준혁과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한 시즌 최다 도루(84개), 지난 2014년 서건창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최다 안타(196개) 기록을 갖고 있던 이종범 등이 유력한 헌액 후보들로 꼽힌다.

KBO는 미국과 일본의 명예의 전당을 벤치마킹해 세부적인 선정 기준을 확정하고 2018년 8월 23일 ‘야구의 날’에 1호 명예의 전당 헌액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강 팀장은 “헌액대상을 선수로만 할지 야구인 전반으로 넓힐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본처럼 야구계에 공헌을 한 사람들을 헌액하는 ‘특별헌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새롭게 계획된 프로야구 1호 명예의 전당 프로젝트의 윤곽이 점차 그려지고 있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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