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액 자문 송영무, 계약서도 안 썼다

권경성 2017. 6. 2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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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문료 논란을 빚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해군참모총장 퇴임 뒤 법무법인 율촌 상임 고문으로 활동했을 당시 계약서도 없이 월 3,000만원씩 약 10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송 후보자 측은 22일 본보에 "율촌 상임 고문 재직 기간 동안 매월 계좌로 자문료를 받았지만 후보자가 따로 계약서를 쓰진 않았다"며 "당시 로펌 내부 방침이 그런 줄로만 알았다는 게 후보자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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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 고문 활동시 계약서 누락

ADD엔 “활동비 약간” 거짓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액 자문료 논란을 빚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해군참모총장 퇴임 뒤 법무법인 율촌 상임 고문으로 활동했을 당시 계약서도 없이 월 3,000만원씩 약 10억원을 받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송 후보자 측은 22일 본보에 “율촌 상임 고문 재직 기간 동안 매월 계좌로 자문료를 받았지만 후보자가 따로 계약서를 쓰진 않았다”며 “당시 로펌 내부 방침이 그런 줄로만 알았다는 게 후보자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실제 14일 국회에 제출된 송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는 월 800만원씩을 받기로 한 방위산업체 LIG넥스원과의 비상근 자문 위촉 계약서는 포함됐지만, 상근 고문인 데다 자문료가 이 금액의 4배에 가까운 율촌과의 계약서는 누락돼 있다. 애초에 송 후보자가 율촌과 작성한 계약서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법조계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로펌과 변호사가 계약서 없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고문에까지 통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로 보는 자문역과 달리 상임 고문은 사실상 피고용인이어서 계약이 더 단단하다”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서울 여의도 소재 한 로펌 소속 변호사는 “해군총장 정도 고위 장성 출신이라면 군이 연루된 소송을 수임하는 브로커 역할을 로펌이 기대했을 수 있다”며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클라이언트가 방산업체일 경우 승소 보상금 일부가 자문료처럼 꾸며져 송 후보자에게 갈 수 있도록 계약 관계를 유연하게 설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가 율촌에서 받은 고액 자문료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방과학연구소(ADD)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예편 직후인 2008년 4월부터 2010년 3월까지 2년간 ADD 비상근 정책위원으로 위촉돼 월 300만원씩을 받았는데, 2009년 율촌에서도 함께 일하겠다는 내용의 겸직허가신고서를 ADD에 제출하면서 자필로 ‘주 2일 14시간 근무하고 약간의 활동비 정도만 받는다’고 썼다. 월 3,000만원을 약간의 활동비라고 적은 것이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2년 9개월간 율촌 고문으로 일했다. 이에 송 후보자 측은 “신청서 작성 당시 고문료 액수 등이 정해지지 않았고 얼마를 받는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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