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LG 감독 "내가 좋아하는 농구, 죽기 살기로 할래요"

2017. 6.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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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도, 선수도 최선을 다해야 팬들이 환호하죠"
해설위원석 맞은편 벤치로 건너와서도 "농구는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이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현 감독이요, 자기 방에 갈 시간도 없을 정도예요."

프로농구 창원 LG 한상욱 단장이 웃으며 말했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맡긴 현주엽(42) 신임 감독이 쉬는 시간에 자기 방에 잠시 들를 틈도 없이 개막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오전, 오후, 야간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훈련 일정이 끝나도 일일이 영상을 돌려보며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그러고 나면 선수들과 면담을 하느라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야 감독 방으로 들어간다는 얘기였다.

2009년까지 LG에서 뛰고 은퇴한 현 감독은 이후 방송 해설위원으로 농구계와 인연을 이어가다가 올해 4월 LG 지휘봉을 잡았다.

LG는 가드 김시래, 슈터 조성민, 골밑 김종규 등 포지션별 고른 전력을 갖춰 다음 시즌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다.

그러나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없는 LG는 '초보 사령탑'인 현 감독에게 우승 숙원을 풀어낼 임무를 부여했다.

현 감독은 자신보다 선배인 김영만(45) 전 원주 동부 감독과 박재헌(44) 전 여자프로농구 청주 국민은행 코치를 코치에 선임했고 선수 시절 상무 입단 동기가 인연의 전부인 강혁(41) 전 삼일상고 코치도 코칭스태프에 보강하며 '경험 부족'이라는 주위 우려를 불식했다.

5월 말부터 훈련을 시작한 현 감독은 요즘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워낙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라 첫 시즌을 준비하는 현 감독과 LG의 행보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감독은 사실 해설위원을 하면서도 농구 팬들의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줬던 경험이 있다.

경기 도중 판정 시비가 일어도 명쾌하게 잘잘못을 가려 지적하는 등 주위 눈치를 보지 않는 소신 발언으로 일관했다.

21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19세 이하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마친 현 감독은 "제가 이렇게 빨리 벤치로 돌아올 줄 알았다면 해설할 때 더 둥글둥글하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저의 경솔함 때문에…"라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평소 소신을 이야기했다.

현 감독은 "그런데 지금 시대에 심판 판정을 무조건 감쌀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구 중계를 보는 사람들은 이미 화면만으로 판단을 내리는 수준이 돼 있고 실제로 카메라가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세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심판 판정에 대해 우호적으로 옹호한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은 거기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심판들 외에 선수들의 문제점을 말하는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방송 중계 화면이 보여주는 것은 심판이나 선수들에게 모두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그는 "선수들도 심판이나 팬들을 속이려고 하면 안 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는 "느린 화면을 돌려보면 다 나오는 데 아니라고 하면 안 된다"며 "물론 경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감독은 "맞은 게 안 맞은 것이 될 수는 없다"며 "한 번 운 좋게 심판과 팬들을 속여서 이겼다고 해도 팬들은 다 알기 때문에 오히려 평생 그런 꼬리표만 따라붙게 된다"고 선수들의 정직함이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또 그런 심판의 최선을 다하는 판정과 선수들의 정직한 플레이, 지도자와 구단, 연맹의 노력이 더해져야 농구 인기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하면서 정용검 아나운서와 좋은 호흡을 이뤄 팬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오래된 '개그 콤비'처럼 주고받는 둘의 만담에 열성 팬도 많았다.

현 감독은 "정용검 아나운서가 '마땅히 축하를 해줘야 하지만 나는 어떻게 하라고 가버리느냐'고 하더라"며 "같이 중계를 못 하게 된 아쉬움이 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반가울 것 같기도 하지만 서운한 마음도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계석과 코트 반대편에 있는 벤치에 앉게 된 것에 대해 현 감독의 가족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2007년 4살 연하 박상현 씨와 결혼한 현 감독은 "처음 감독 제의를 받고 이야기했더니 '왜 하느냐'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현 감독의 부인은 "다른 감독님들 보면 표정이 안 좋고 많이 힘들어 보이더라"며 걱정을 했던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현주엽 신임 창원 LG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을 하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7.4.24 handbrother@yna.co.kr

그러나 하루 뒤에 박상현 씨는 현 감독에게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다.

"농구를 좋아해서 하고 싶어 하던 것인데 '하지 말라'고 해서 미안하다"며 "좋아하는 농구니까 잘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뜻을 전해왔다는 것이다.

현 감독은 "돈만 생각하면 농구보다 예전처럼 방송 일을 하는 편이 더 낫다"며 "그래도 농구는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라며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각오를 밝혔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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