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 발로 뛰어 성사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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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1일 박정호〈사진〉 SK텔레콤 사장은 세계적인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를 방문했다.
최 회장의 발언 직후, 박 사장은 일본으로 날아가 재무적 투자자들을 만나며 성공의 열쇠가 된 한·미·일 연합의 얼개를 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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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시로 출장, 정·재계도 설득.. 막판 브로드컴 추격전엔 '아찔'
지난 5월 11일 박정호〈사진〉SK텔레콤 사장은 세계적인 그래픽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를 방문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을 들러 미국에 온 박 사장은 당시 현지 한국 특파원들에게 "조만간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달여 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은 일본 최고 반도체 기업 도시바를 인수하며 세계 IT(정보기술)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 사장은 이번 도시바 인수전의 핵심 주역이었다. 2011년 최태원 회장을 보필해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처럼 회사 안팎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최적의 입찰 전략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했다. SK 내부에서는 "하이닉스 인수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박 사장과 유영상 전무, 노종원·윤풍영 상무 등이 이번에도 값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은 수년 전부터 일본 정·관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SK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은 2~3년 전부터 틈날 때마다 일본을 드나들며 정·관계와 반도체 업계에 인맥을 넓혀 왔다"며 "인수 작업이 본격화된 올해 들어선 1박 2일짜리 짧은 일본 출장을 수시로 다녔다"고 말했다. 대통령선거 직후에도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정치 상황이 이제 안정됐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4월 이후 일본 측에 매우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4월 20일 연세대 강연에서 "단순히 기업을 돈 주고 사는 개념보다 좀 더 나은 관점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최 회장의 발언 직후, 박 사장은 일본으로 날아가 재무적 투자자들을 만나며 성공의 열쇠가 된 한·미·일 연합의 얼개를 짰다고 한다.
박 사장은 고용 승계는 물론 한·일 양국의 기술 협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논리로 일본 정부와 도시바 주주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입버릇처럼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도시바와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막판에 브로드컴이 한·미·일 연합보다 2조원 이상 입찰 가격을 많이 써내면서 아찔했던 순간을 겪기도 했다. 박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우리와 브로드컴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당시 가슴 졸였던 상황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 초 일본 언론에서는 브로드컴이 유력한 인수 후보라는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었다. 입찰 금액에서의 열세를 한·미·일 연합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뒤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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