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갑질, 과징금 갑절로 물린다
과징금 부과기준율 2배 인상
경감률도 20~30%로 축소
검찰, 미스터피자 압수수색
프랜차이즈 업계 바짝 긴장
‘갑의 횡포’ 차단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가 중소 납품기업에 부당한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과징금을 지금보다 두 배 더 물도록 했다. 검찰이 ‘미스터피자’를 압수수색하는 등 프랜차이즈의 횡포에 대한 압박도 세지고 있다.
과징금은 법 위반 금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해서 결정된다. 부과기준율을 올리면 과징금도 자연히 늘어난다. 예컨대 대형마트가 납품업체에 10억원어치의 상품을 부당하게 반품했다면 지금까지는 최대 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과징금을 최대 14억원까지 매길 수 있다. ‘갑질’을 통해 얻은 부당이득보다 더 많은 과징금을 토해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불똥은 당장 전국 340여 개 가맹점주에게 튀었다. 압수수색 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미스터피자 불매운동’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미가협) 김은경 회장은 “충격이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은 미가협 전·현직 임원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4월 상생 협약을 맺은 후 ‘이제부터는 앞만 보고 가자’며 의기투합하려고 모인 자리인데, 전날 날벼락을 맞아 다들 할 말을 잃은 상태”라고 말했다.
점주들은 검찰 수사 시기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 4월 서울시의 중재로 분쟁을 일단락 짓고, 미스터피자에 대한 악화 여론이 잦아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미스터피자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분쟁은 오래됐다. 급기야 지난해 가맹점주 일부는 미스터피자를 접고 피자연합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곧바로 피자연합 가게 옆에 매장을 냈다. 이른바 ‘보복 출점’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김태훈 사무국장은 “타깃이 된 매장 옆에 직영점을 열고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가격 할인을 편 건 보복이라는 의심을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스터피자 측은 “가맹 계약이 해지된 자리에 새 매장을 여는 일은 당연한 영업 행위”라며 “대리점을 통한 치즈 공급 건은 초창기 회사 규모가 작아 제조사와 직거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격도 높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여인국 부회장은 “미스터피자는 오래된 일인데, 검찰 압수수색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다만 “성실하게 일하는 대다수 프랜차이즈가 도매금으로 비난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향한 검찰과 공정위의 칼날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해 가맹점에 대한 불공정 행위로 신고 접수된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 김선생’에 대해서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기자, 세종=하남현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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