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여전히 조성진에게 열광하는가

장지영 기자 2017. 6. 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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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23). 그의 이름은 브랜드가 됐다.

국내 공연 횟수가 적어 티켓 구하기가 힘들자 아예 조성진이 해외에서 출연하는 콘서트를 보러 원정 가는 팬들도 적지 않다.

류태형 클래식평론가는 "조성진은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며 "앞으로 사생활에서의 어떤 변화가 여성 비중이 압도적인 조성진 팬덤에 균열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성진이란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는 점에서 인기가 그리 쉽게 식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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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8일 롯데콘서트홀 협연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1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연주가 끝난 뒤 조성진이 로비에서 관객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위), 사인을 받기 위해 늘어선 관객들(아래). 롯데콘서트홀 제공

피아니스트 조성진(23). 그의 이름은 브랜드가 됐다.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된다. 클래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다. 티켓 매진 시간은 계속 단축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이틀간 열린 그의 리사이틀은 유료회원 대상 3000석은 1시간, 일반회원 대상 800석은 9분 만에 매진됐다. 지난 5월 통영국제음악당 리사이틀은 1109석이 79초 만에 모두 팔렸다.

오는 8월 18일 그가 협연자로 출연하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는 유료회원 대상 1400석이 예매시작 5분, 일반회원 대상 600석이 1분 만에 다 팔렸다. 이어 중고사이트에는 티켓을 팔겠다는 글이 게시되고 있는데, 최고가가 130만원까지 올랐다.

2015년 10월 쇼팽 콩쿠르 우승과 함께 등장한 ‘조성진 팬덤’은 한국 클래식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공연 횟수가 적어 티켓 구하기가 힘들자 아예 조성진이 해외에서 출연하는 콘서트를 보러 원정 가는 팬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8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9월 일본 도쿄에서 지휘자 게르기예프, 정명훈과 각각 협연한 공연에는 한국 팬들이 전체 객석의 30% 안팎이나 됐을 정도다.

클래식 기획사인 크레디아의 정재옥 대표는 “한국 클래식계에서 조성진은 스포츠계의 김연아 같은 존재”라며 “조성진은 국민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국민 동생’의 반열에 올랐다. 김연아로 인해 한국에서 피겨스케이팅 인기가 높아진 것처럼 조성진 때문에 클래식에 입문하는 대중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조성진 팬덤은 뛰어난 기량 외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조성진은 그동안 한국인에게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덕분에 클래식 관련 뉴스로는 이례적으로 일간지 1면에 실렸으며, 지상파 방송에서 그의 우승자 갈라 콘서트와 본선 연주가 특별 방영됐다. 그와 관련한 뉴스와 영상이 유튜브, SNS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전파됐다. 특히 소년같은 외모와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은 대중을 매료시켰다.

노승림 음악칼럼니스트는 “조성진의 팬층의 대다수는 기존의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라 새롭게 유입된 일반 대중”이라면서 “이런 팬의 등장에는 조성진을 세세하게 다룬 언론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조성진을 좋아하는 이들의 충성도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팬의 대다수는 20∼30대 여성이다. 조성진의 공연이 열리는 콘서트홀에 가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롯데콘서트홀의 지난 1월 리사이틀과 8월 18∼19일 콘서트의 티켓 예매자 구성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여성 예매 관객 비율은 1월 3, 4일에 각각 83.0%, 83.7%이고 8월 18일엔 84.7%다. 반면 콘서트라도 조성진이 나오지 않은 8월 19일엔 57.1%로 뚝 떨어진다. 연령대로 보면 20∼30대가 60∼65%를 차지한다. 지난해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조성진을 따라다니는 젊은 여성 팬들을 다소 경멸적인 표현의 광팬인 ‘그루피(groupie)’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류태형 클래식평론가는 “조성진은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며 “앞으로 사생활에서의 어떤 변화가 여성 비중이 압도적인 조성진 팬덤에 균열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성진이란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는 점에서 인기가 그리 쉽게 식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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