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이 바라보는 미래의 스포츠..롤드컵 3연속 우승 롤드컵 영구 소유 어떨까요?

김진욱 입력 2017. 6. 22. 09:03 수정 2017. 6. 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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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의 ‘페이커’ 이상혁이 스포츠서울의 창간 32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3과 2를 표시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전세계 3억명이 지켜본 글로벌 최고 e스포츠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 2016’(이하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회 롤드컵 우승자 타이틀을 차지한 ‘페이커’ 이상혁(21)은 글로벌 e스포츠 팬들에게 ‘신(God)’로 불린다.

이상혁은 지난 2013년 SK텔레콤 T1 LoL팀에 합류해 올해까지 5년간 SK텔레콤 T1을 대표하는 미드 플레이어이자 LoL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롤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3번이나 롤드컵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는 3회 연속 롤드컵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비롯해 중국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 기량을 보이자 한국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다.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LoL 선수들은 10억원 이상의 연봉 계약을 하고 중국 땅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세계 최고로 불리는 이상혁의 몸값은 어느 정도나 될까? 구체적인 것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최소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한 LoL 팀이 40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하기도 했다는 것이 후문이다.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프로야구의 이대호로 연봉으로 25억원 수준이다. 기존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e스포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겠지만 실제 국내 최고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는 이상혁이다. 최고 연봉 수준만큼은 한국의 모든 스포츠가 e스포츠에게 한 수 뒤진 것이다.

그러면 국내 최고 연봉의 스포츠 스타 ‘페이커’ 이상혁이 바라보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미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

LoL e스포츠 선수 이상혁은 올해 기존 스포츠 스타를 뛰어 넘는 몸값을 받았다. 미래 스포츠 시장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e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게임 대회를 왜 e스포츠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e스포츠를 스포츠라고 생각하는지?
물론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부터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e스포츠 리그를 보면서 자랐다. 당시부터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고 스포츠다운 면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당시는 스포츠에 큰 관심도 없었고 게임대회 즉 e스포츠 대회가 스포츠의 하나인지 아닌지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e스포츠가 스포츠라는 확신이 더 강해졌다. e스포츠를 통해 함께 즐거움과 생각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스포츠와 e스포츠는 닮았다고 본다.

- 좋아하는 기존 스포츠가 있나?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스포츠를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e스포츠를 좋아하게 됐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쉽게 직접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는?
시간을 내 기존 스포츠 경기를 보는 편이 아니다. 박지성이나 김연아 같은 선수는 뉴스를 통해 알고 좋아하는 선수다. 메시나 호나우드 같은 축구 선수는 축구게임인 ‘피파’를 통해 알게 됐고 현역 선수로서 좋아하는 선수다.

- 기존 스포츠와 e스포츠의 차이점이라면?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재미를 주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생각하면 기존 스포츠는 이전 세대에 즐겼던 놀이이고 e스포츠는 신세대들이 즐기는 놀이라고 본다. 기존 스포츠는 신체를 많이 쓰지만 새로운 스포츠는 근력보다는 두뇌를 주로 쓴다. 물론 과거에도 머리를 쓰는 스포츠가 있었다. 바둑이나 체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둑이나 체스는 최근까지 스포츠로 인정받지 못했다. 아무래도 다수가 함께 즐기기 쉽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
기술이 발달했고 바둑이나 체스와 같은 게임을 여러 사람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게 됐다. 또한 이제는 LoL과 같이 협업을 하며 승부를 펼치고 여기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e스포츠가 스포츠가 될 수 있었다.

-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독자들에게 e스포츠 선수로서 한마디 해준다면?
e스포츠와 기존 스포츠의 가장 큰 차이점이 근력을 주로 사용하느냐 두뇌를 주로 사용하느냐일 것이다. 그 차이를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 비슷한 면이 많다. e스포츠에서도 숙련된 경기를 펼치기 위해 많은 연습을 하고 연습할 때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토론도 한다. 다른 스포츠에서 전략을 짜고 연습을 하는 것과 같다. 선수로서의 자질도 비슷하다. 개인적인 자질도 자질이지만 얼마나 실전에 집중하고 실수를 줄이느냐가 결국 좋은 선수를 가른다.

-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에 비해 가진 강점은 무엇으로 보나?
접근성에서 기존 스포츠보다 월등하다. 축구 농구에 비교하면 공도 있어야 하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공간적인 제약이 있는데 현대 상황에서는 예전에 비해 컴퓨터를 이용하기가 쉽다. 더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다. 팬들의 접근성도 좋다. 인터넷을 통해 지역이나 시간 제한 없이 언제나 관람할 수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게임도 쉽게 접하고 인터넷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있고 게임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2016 롤드컵 결승이 펼쳐진 미국 LA 스테이스플스 센터에 팬들이 가득차 있다.  제공 | 라이엇게임즈

- e스포츠의 약점을 꼽자면?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다.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는 이유가 게임이 활동적이지 않고 신체를 많이 쓰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다른 운동은 몸을 많이 쓰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지만 게임은 그렇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편견이다. 어떤 스포츠도 많이 하면 좋지 않다. 게임은 접근성이 좋고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어 많이 하는 비중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다. 만약 축구를 10시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종목의 불안정성도 약점이다. 하지만 특정 종목이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고 간다면 프로게이머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 e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상혁이 생각하는 미래의 e스포츠 모습은?
게임 산업이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분명 미래에는 지금의 e스포츠보다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e스포츠 산업이 아직까지 축구나 야구처럼 성장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축구나 야구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도 축구나 야구처럼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속속 나올 것이다.

-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가 인기 스포츠 종목(축구 농구 야구 배구 등)과 비교해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는지?
LoL e스포츠는 상당히 오랜 기간 e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해 갈 것으로 생각한다. 큰 천재지변이 없는 한 지속해 존재할 것이다. LoL이 나오기 전인 중학교때부터 AOS(진지점령전) 게임들을 꾸준하게 즐겨왔다. 다른 게임들은 흥미의 한계가 있었는데 AOS장르가 질리지 않았다. 매 경기 다른 양상의 신선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여기에 LoL의 현재 인기를 보면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기술의 발달이 향후 e스포츠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는지?
아직은 전면 상용화 되지 않았지만 VR(가상현실) 기술이 발전하면 그때는 새로운 e스포츠가 시작될 것 같다. 아직은 컴퓨터 게임에 머물러 있지만 그쪽이 발달하면 게임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많이 발전할 것 같다. VR은 가상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신체를 움직여야 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스포츠와의 간격도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펼쳐진 2017 MSI에서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 미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페이커’ 이상혁이 우승트로피를 들어 환호하고 있다.  제공 | 라이엇게임즈


- 롤드컵 3회 우승, 올해 스프링 시즌 우승에 이어 MSI 우승까지 했다. 우승에 대한 열정은 여전한가?
서머시즌을 비롯해 올해 모든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물론 올해 롤드컵도 우승해 3회 연속 롤드컵 우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우고 싶다.

- 3회 연속 롤드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제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롤드컵이 어떨지 보다는 제가 어떻게 하면 롤드컵에서 잘할지를 생각하고 있다.

- 앞으로 다른 팀들이 롤드컵 3회 연속 우승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SK텔레콤 T1이 세운 기록을 넘어설 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e스포츠가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고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질 것이다. 그만큼 우승을 위해 써야 할 비용도 많이 들게 된다. 롤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팀과 그 팀을 후원하는 스폰서도 그만큼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 기존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축구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3회 우승후 우승컵인 ‘줄리메컵’을 영구 보존하게 됐다. 롤드컵 3회 연속 우승후 라이엇게임즈가 만든 롤드컵을 영원히 소유하는 방식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e스포츠가 스포츠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스포츠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상금도 중요하지만 부가적인 영예도 중요하다. 그런 목표가 생기면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도 기뻐할 것 같다. 대회를 만들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이런 부분을 고민해줬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롤드컵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열심히 하겠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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