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핵공장 간 김정은 '핵무기 보관' 첫 언급

정용수.이철재 2017. 6. 22.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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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핵·미사일 관련 북 군수공업부 극비 문건 입수
핵탄두 제조 추정 92호공장 현지지도 "비밀 중 비밀"
정부 "김정은이 말한 핵무기, 완성품인지 확인 안 돼"
김정은(얼굴)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월 25일 ‘92호공장’을 비공개로 현지 지도하면서 “핵무기 보관·관리를 비밀로 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담긴 북한의 극비문건을 중앙일보가 21일 입수했다.

문건을 만든 곳은 무기 개발정책을 담당하는 노동당 군수공업부다. 92호공장은 핵탄두와 미사일을 만드는 장소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도 존재 정도만 파악하고 있을 뿐 정확한 위치 등은 베일에 싸여 있다. 중앙일보는 전날 북한이 300mm방사포(다연장로켓)에 사람의 눈(目)에 해당하는 영상유도장치인 ‘감시경과 프로그램’을 장착해 정밀타격 능력을 높였음을 보여준 군수공업부의 3월 2일자 극비 문건(중앙일보 6월 21일자 1, 3면)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문건보다 사흘 앞선 지난 2월 27일 작성된 문건의 제목은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주신 지시집행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대책하여 줄데 대하여’였고, 제목 위에 ‘극비’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문건에 따르면 김정은은 92호공장을 현지 지도하면서 “핵무기 개발생산과 보관 관리는 우리나라 국가 군사비밀 중에서도 최고 비밀이며 나라의 생사존망을 좌우하는 비밀 중의 비밀”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92호공장 현지 지도 시점은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후 12일 만이었으며, 현지 지도 소식은 노동신문 등 관영언론에 보도되지 않았다.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이 핵무기의 ‘보관·관리’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핵무기 관련 김정은의 언급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북한은 헌법(2012년)과 관영언론 등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주장해 왔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보관·관리’라는 단어를 언급하면서 비밀유지를 당부한 사실이 내부문건에 담겨 있는 만큼 향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녹록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군과 외교안보 당국은 문건에 등장한 ‘침투대상’(배포대상) 기관들을 주시하고 있다. 문건은 ‘침투대상’으로 ‘8총국, 92호공장, 룡성군수정밀기계공장’ 등을 적시했다. 8총국은 군수공업부 제2경제위원회 산하 조직으로, 한국의 방위사업청에 해당하는 핵과 미사일 담당국(局)이다. 룡성군수정밀기계공장은 92호공장처럼 미사일과 핵탄두를 제조하는 공장인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핵을 만들 경우 미사일에 탑재해야 하는 만큼 점차 핵과 미사일과 관련한 공장이나 시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북한이 전국에 분산 배치한 핵 관련 공장이나 시설은 30여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92호공장의 경우 김정일이 2005년 이곳에서 미사일을 참 잘 만든다고 칭찬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핵시설을 동결하기로 하는 형태의 1994년 제네바 합의, 2007년 6자회담 2·13 합의 때와는 북한의 핵능력이 완전히 달라져 있다”며 “북한이 핵을 가졌다는 가정 아래 대북 핵무기 전략을 짤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언급한 핵무기가 완성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용수·이철재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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