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째 돌아오지 않는 유커..업계 "매출 제로"

강경록 2017. 6. 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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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월까지 중국노선 37% 감소해올해 제주 입도 누적관광객은 45.8% 줄어
161개 중국전담여행사, 잠정 휴업 중
전문가들 "시장 세분화만이 살길"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 3월 15일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한한령) 조치를 시행한지 어느듯 100일이 지났다. 발길 끊은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관광업계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161개 중국 전담여행사들은 잠정 휴업이라는 기약없는 버티기에 들어섰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한 곳도 여럿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다. 하지만 관광업계는 기약없는 기다림에 무덤덤하기만 하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 중순에도 사드발 한파는 관광업계를 매섭게 얼어붙게 하고 있다. 

▲ 100일째 돌아오지 않은 유커

한번 발길을 끊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시킨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중국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230만4958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335만4173명에 비해 37% 감소했다. 3월 중국노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84만9023명으로 전년대비 16.3% 하락했고, 4월에는 70만8393명, 5월에는 74만7542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38.9%, 36.7%가 떨어졌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대폭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제주를 찾은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는 74만 14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6만 5278명보다 45.8%(62만 5134명)나 급감한 수치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로 제주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이 대폭 준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제주공항 국제선의 경우, 금한령 조치가 시행된 지난 4~5월 두 달간 1104편만 운항돼 전년 동기 3319편과 비교해 66.7%(2215편)나 줄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 있지만 아직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여행사와 항공사, 지자체 등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지만 성과는 녹록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금한령이 조만간 풀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15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017 코리아 마이스 엑스포(KME)’에 중국 국영여행사 등 20여개 중국 현지 여행사 관계자 30여명이 방한, 국내 여행업계 등과 만나는 등 변화의 조짐은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여행 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은 상황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면서 “단지 민간 차원의 업계 간 물 밑 교류를 한 것으로 이해해줬으면 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한국 정부 공식행사에 참가한 것은 사드 보복 조치 일환으로 한국 여행 금지 조처가 내려진 지난 3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이다.

▲ 161개 중국전담여행사 100일째 잠정 휴업 중

“3월부터 지금까지 매출은 ‘0’이다”

중국전담여행사를 운영하는 모 여행사 사장의 한탄이다. 실제 금한령 100일째를 맞은 중국전담여행사들은 여전히 잠정 휴업 중이다. 3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푼도 벌지 못한 여행사가 대다수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중국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사 수는 총 161개로 이들은 관광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뛰어들었다가 사드 보복 조치에 된서리를 맞았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161개 중국 전담여행사 중 반 이상이 잠정 휴업 상태”라면서 “일부 다른 국가와 거래선이 있는 여행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중국 전담여행사들은 매출이 하나도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당장 금한령이 해제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상 영업 재개가지는 최소 3개월이 걸린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당장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금지 조치를 푼다하더라도 당장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을 수는 없다”면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항공, 호텔, 식당 등 물량을 확보해야하고, 끊어졌던 중국 현지 여행사와의 거래선도 정상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까지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안으로는 제재 조치가 풀린다하더라도 정상화까지는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당장 중국 정부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시장다변화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이 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그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던 만큼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관광산업도 시장다변화로 포트폴리오를 잘 구축해야만 중국에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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