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살아보기Ⅰ

입력 2017. 6. 21. 17:34 수정 2017. 7. 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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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n Venice

훌쩍 베니스로 떠나 살고 있는 이에게 물었다. 베니스 생활, 어때요?

해외에서 살아보기. 누구나 버킷 리스트에 넣어봤을 일, 그러나 머뭇거리게 되는 그 일을 단행한 사람이 있다. 5년째 베니스에 살며 ‘베니스 살롱’을 운영중인 민준이다. 어떻게, 왜 베니스에 살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많은 설명은 필요 없었다. “베니스란 도시가 좋아서요.”

베니스 살롱이란 무엇인가

베니스 살롱은 ‘베니스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공간입니다. 동시에 글을 쓰고 토론을 하고 식사도 하며, 여행가와 예술가와 로컬의 교류를 지향하는 사유 공간이죠. 여행하는 예술가, 여행가, 그리고 로컬들의 아지트입니다.

‘베니스 한 달 살기 프로젝트’란

일상과 비일상 사이, 현지인과 여행자 사이에 서서 한 달 동안 베니스에 살아보는 프로젝트입니다. 일상과 멀리 떨어져 낯선 공간에서의 생활을 경험하고,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며, 처음 보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에 대한 탐색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베니스 살롱은 그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매개체이고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오래 전 이탈리아 여행 중 시칠리아로 가는 항공 티켓과 그곳에 한 달 동안 빌려둔 숙소 예약을 그대로 날린 적이 있습니다. 모든 계획을 제쳐둘 만큼 베니스란 도시에 매혹됐기 때문이죠. 그게 이 모든 일의 시발점입니다. 이 멋진 곳에서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요리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하나 만들고 싶었습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함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어요. 어떤 면에서 베니스 살롱은 그저 돈을 지불하고 공간을 쉐어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베니스 살롱은 낯설고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매달 마지막 주에 그간의 기록을 공유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하고 지역 아트 마켓에 참여하는 것이, 영감의 매개체가 되고자 하는 베니스 살롱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나

한 달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프로젝트이기에 무엇보다 타인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분인지 주의 깊게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자기소개나 신청 동기에 대한 글을 요청 드리죠. 나이, 학벌, 경력, 프로와 아마추어 구분 없이 창조적인 생각을 가진 모든 이들을 환영합니다. 보통 3명에서 6명을 모집하며 매달 베니스 살롱 공식 블로그(blog.naver.com/salondevenise) 등 SNS를 통해 모집기간을 알립니다. 참고로 베니스 살롱을 운영하는 저는 타국살이 5년째에 접어든, 맥주와 감자튀김, 바다와 예술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베니스인가

어떤 사람들은 파리나 뉴욕을 영감의 대상으로 여기죠. 고백하건대 저는 어떤 도시에 대한 강한 애착 감정을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습니다. 산타루치아 역에 내려 눈 앞에 펼쳐진 운하와 햇빛에 일렁이는 물결, 거친 돌바닥과 오래된 주택을 보기 전까지는요. 베니스란 도시와 마주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 잡혔습니다. 베니스에 살기 시작한지 5년이 흐른 지금은 아무래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게도 아끼는 도시가 생겼다는 걸요. 베니스란 도시를 꽤 좋아하고 있습니다.

창 너머 베니스.

베니스 살롱의 일상.

물 위의 도시, 베니스의 일렁이는 풍경은 여행자의 마음을 훔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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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은희

사진 민준(베니스 살롱 운영자. @salon_de_venise), 최지훈

영상 민준

디자인 전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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