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낙연 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 고 백남기 씨 유족 총리 공관 초대해 '위로'

김포그니 2017. 6. 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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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기 씨 유족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과, 진정성 없어 아쉬워"
이 총리 부인 김숙희 여사 "문재인 정권 들어섰으니 희망 갖고 지켜보자"

이낙연 총리 부인 김숙희(62) 여사가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뒤 사망한 고 백남기 씨의 유족을 20일 총리공관으로 초대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으니 희망을 갖고 지켜보자”며 위로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총리공관을 방문한 이는 백남기 씨의 부인 박경숙(64) 씨와 장녀 백도라지(35) 씨였다.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 손영준 가톨릭농민회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가 20일 고 백남기 씨의 유족을 서울 종로 삼청동 총리공관에 초대해 위로했다. 사진 총리실
김 여사는 먼저 “꼭 한번 뵙고 싶었다. 가족을 비극적으로 잃고 지난 1년 가까이 얼마나 힘드셨느냐”고 위로하며 유족들과 손을 맞잡았다.

그는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마음의 고통이 크다는 걸 안다”며 “직접 얘기라도 들어 드리면 좀 풀리시지 않을까 해서 모셨다”고 초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고 백남기 씨 유족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사망원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뀐 사망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지난해 9월 25일 백씨가 사망한 지 268일 만이다. 이에 이철성 경찰청장이 19일 기자회견에서 “고 백남기 씨의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유족 측은 “언론을 통한 ‘원격사과’에 불과하다”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백남기 농민이 ‘밀알’이 되어 두 번 다시 이런 참사가 없어야 한다”면서 배 실장에게 “제가 행정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 실장님께서 유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 실장은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가 20일 고 백남기 씨의 유족을 서울 종로 삼청동 총리공관에 초대해 후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총리실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유족들에게 총리공관의 한옥 영빈관, 후원 등을 소개했다. 총리공관 뒤뜰에 있는 900년 된 등나무(천연기념물) 앞에서 잠시 멈춘 그는 “900년의 기운과 복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이 나무의 씨앗을 유족에게 선물했다.

총리 가족이 쓰는 안방과 침실도 공개했다. 백씨는 “총리공관은 앞에서 일인시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총리 부인의 살림까지 구경하게 될 줄 몰랐다”며 “정권이 바뀐 걸 실감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가 20일 고 백남기 씨의 유족에게 총리공간의 안방(내실)을 소개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역대 총리 중에 총리 내외의 안방까지 외부인에게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김 여사가 어제 직접 장을 본 후 식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김 여사가 직접 준비한 죽순볶음과 된장, 전복, 굴비 등이 나왔다. 백씨는 “신경을 많이 써줘서 감동받았다”며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 등이 병원에 여러 번 방문해줘서 큰 힘이 됐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가 20일 총리 공관에서 20일 고 백남기 씨의 유족과 배재정 국무총리비서실장 등과 함께 오찬을 하고 있다. 사진 총리실
박씨도 “문 대통령이 장례식장에 다섯 번이나 방문했다. 마음이 굉장히 따뜻한 분”이라면서 “반면 이 경찰청장은 진정성 없는 사과만 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으니 앞으로 5년간 희망을 갖고 지켜보자”고 했고, 배 실장도 “총리실도 이 문제를 소상히 챙겨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도 16일 고 백남기 씨 사망 사건에 대해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안전수칙 등을 철저히 이행하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인권경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총리의 부인 김숙희 여사와 고 백남기 씨 유족. 사진 총리실
"아버지의 죽음 후 처음으로 마음 편히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백씨는 오찬 후 김 여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 여사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족 분들을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분들의 아픔을 직접 해결해드릴 수 없지만, 작은 부분이나마 돕기 위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돌아가는 곳”이라며 “되도록이면 많은 분들을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고 안방 살림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총리 공관에서 또 하나의 소통이 이뤄지는 '안방'표 공관 정치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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