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벌아들 같지 않고 겸손"..홍완선, 합병찬성 유도

윤수희 기자,이유지 기자 2017. 6. 2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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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61)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안건을 놓고 열린 투자위원회 회의 개최를 전후해 투자위원들의 합병 찬성을 유도했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또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합병안건에 대한 투자위원회 회의 당일 투자위원들을 만나 '찬성하면 삼성 편들어주기, 반대하면 외국계 헤지펀드 편을 들어줘서 매국노 취급을 받는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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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이재용 재판서 투자위원들 접촉한 정황 증언
투자위 당일 "합병 반대하면 매국노 취급" 말하기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최순실 관련 뇌물공여 등 3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2017.6.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이유지 기자 =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61)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안건을 놓고 열린 투자위원회 회의 개최를 전후해 투자위원들의 합병 찬성을 유도했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들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재벌 아들 같지 않게 겸손하다"며 우호적으로 표현하거나 "반대하면 매국노 소리를 듣는다"는 등의 말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홍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21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재판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본부장의 증언에 따르면, 홍 전 본부장은 투자위원회에서 삼성물산 합병 안건을 다루는 회의가 열리기 며칠 전 투자위원 중 한 사람인 이모 당시 해외증권실장을 방으로 불러 "이 부회장을 만났는데 사람이 겸손하고 재벌 아들같지 않더라"면서 삼성 합병 이야기를 꺼냈다.

이에 대해 홍 전 본부장은 "해외증권실장이라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입장인지 의견을 듣고 싶다는 과정에서 나눈 얘기다"면서 "찬성을 해달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실장은 (특검 조사에서 홍 전 본부장이) 찬성 쪽으로 가야되지 않겠냐는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하자 홍 전 본부장은 "언론에서 이런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연금공단이 찬성해야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또 홍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합병안건에 대한 투자위원회 회의 당일 투자위원들을 만나 '찬성하면 삼성 편들어주기, 반대하면 외국계 헤지펀드 편을 들어줘서 매국노 취급을 받는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도 털어놨다.

홍 전 본부장은 당시 한모 주식운용실장을 만나 "힘들다. 합병이 무산되면 헤지펀드에 국부를 팔아먹은 이완용으로 몰아세울 것이라는 말을 했냐"는 특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검이 "그 후에 잘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냐"고 하자 홍 전 본부장은 "'잘 결정돼야 할텐데'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시인했다.

홍 전 본부장은 신모 리스크 관리팀장도 만나 "언론 보도에서 합병에 찬성하면 삼성 편들어주기가 되고 합병에 반대하면 앨리엇 편 들어줘서 '이완용' 같은 사람 사람 취급을 받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홍 전 본부장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국민연금공단의 도움을 요청한 사실도 인정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합병 비율에 대해) 플랜B를 묻는다면 없다고 답하겠다" "이 정도 대가와 노력을 치르고 또 합병을 추진한다는 생각을 하고싶지 않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홍 전 본부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위원들이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유도하는 등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y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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