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반도체' 투자 가세.. 4차 산업혁명 '핵심' 인식 글로벌 경쟁

4년간 1500억원 자국산업 지원
IT 미래먹거리 'AI 반도체' 집중
미국, 차세대 슈퍼컴 개발 주력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에 공들여
한국도 민·관합동 4645억 규모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나서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대만 정부가 앞으로 4년간 약 1500억원을 직접 투자해 인공지능(AI) 등 자국 시스템반도체 산업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중국과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도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20일 업계와 대만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첸량지 대만 과학기술장관은 지난 16일 대만 미아오리 카운티에서 열린 파이슨 일렉트로닉스의 신규 반도체 생산설비 기공식 행사에 참석해 "대만 정부는 앞으로 4년간 반도체산업에 약 1500억원(40억 대만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첸 장관은 특히 최근 IT 업종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하면서, 정부뿐 아니라 대만의 주요 반도체 업체도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앞으로 4년간 연평균 약 3700억원(100억 대만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 16일 차세대 슈퍼컴퓨터인 '엑사스케일' 개발을 위해 인텔과 IBM, AMD, 엔비디아 등 6개 업체를 선정해 약 3200억원(2억8800만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존 네퍼 SIA 최고경영자(CEO)는 참여 업체들도 이 프로젝트 비용의 40%를 추가로 지원해 총 투자액을 4억3000만달러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국 국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CDB)과 중국 국가 반도체 펀드는 지난 3월 칭화유니그룹에 약 25조원(1500억위안)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수년째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말 저전력, 초경량, 초고속 반도체 개발에 민·관 합동으로 2645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4645억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세계 각국이 전략적으로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메모리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비메모리에서는 아직 세계 수준에 못 미치는 만큼 창의적인 중소기업을 지원해 시스템반도체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