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방문 거부한 한국당 "총리가 먼저 와라"

유성애,남소연 2017. 6. 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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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장관, 국회 찾아 여야 지도부 만나.. 한국당은 예방 거부

[오마이뉴스 글:유성애, 사진:남소연]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0일 오후 국회 본청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김동철 원내대표와 논의하며 미소짓고 있다.
ⓒ 연합뉴스
"저희 국민의당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셨죠? (그건) 우려의 목소리였다고 생각하시고, 정말 능력으로 야당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그때는 저희가 사과하겠습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를 찾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저희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하셨지"라며 "우려의 목소리였다"라고 말했다.

지난 인사청문회 당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강 후보자에 대해 도덕성·자질 부족 문제 등을 이유로 임명에 반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임명을 강행한 뒤에도 박주선 당 비대위원장은 "(이는) 적폐를 청산하겠다던 대통령이 과거와 똑같은 국정 운영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신(新) 국정농단'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강 장관을 만나 "미국도, 중국도, 북한도 설득할 일이 많아 외교부 장관이 할 일이 많으실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쌓은 명성과 경륜도 있으니 기대한다. 국회와 협조를 잘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임명 강행을 두고 "삼권분립을 무시한 전제군주적 발상"이라며 항의했던 김 원내대표도 이날은 웃으며 강 장관을 맞이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관께서 안팎으로 커다란 난제들을 많이 안고 계신다", "첩첩산중의 상황에서 외교부 수장이 되셨다"면서도 "부디 잘 해 나가셔서 역대 어떤 외교부 장관보다도 일로써, 성과로써 업적을 남겼다는 말씀을 듣게 되시기를 바란다. 국회에서도 함께 돕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함께 강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바른정당도 협조를 약속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강 장관과 만나 "(강 장관이) 5대 비리 원천 배제에 해당되시더라"면서도 "이제 한미정상회담 등이 있으니 능력을 발휘하셔서 국민·야당의 우려를 불식시켜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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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정당 방문한 강경화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강 장관은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각 당 지도부를 차례로 방문하면서 내내 자세를 낮춘 모습이었다.

그는 각 당 지도부와 만나며 "청문 과정에서 제 부족함으로 인해 여야 간 갈등 소재가 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바른정당)", "청문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민주당)", "제 부족함, 미진함으로 인해 우려를 드려 죄송하다(국민의당)"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은 "한미정상회담, 외교부 쇄신 등이 제 과제라고 생각한다", "외교부 쇄신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의원님들의 많은 지적이 필요할 것 같다"며 "제가 국회를 자주 찾아와 말씀을 듣겠다"라고 약속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 사랑 배지를 달고 온 강 장관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겸손한 마음으로 왔다"면서 "(야당과 만나) 청문회 때 지적해주신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의원님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관련해 "대통령님께서 조전을 잘 보내놓으신 것 같다. 마음이 흠뻑 담긴 조전을 저도 읽어봤다"며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미국도 대북정책의 변화라든가 이런 거는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한미정상회담에는 영향이 없을 거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강 장관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국회에서 모두 두 번의 이낙연 국무총리 방문 말씀이 있었는데 아직 만나 뵙지 못했다"며 "공식적으로 국무총리도 한국당을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데, 총리에 앞서 장관을 뵙는다는 것은 총리에 대한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그러면서도 "청문회 정국이 풀리고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면 언제든지 문이 열려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강 장관은 국회를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다. 다음에 또 와야 할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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