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지키지 않은 '퇴선 방송 매뉴얼'..선원실서 발견

이가혁 입력 2017.06.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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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원실서 배 운영 관련 문서 상당수 발견

[앵커]

세월호 5층 선원들이 머물던 객실에서 배 운영과 관련된 여러 문서들이 발견돼 이 부분이 매우 주목됩니다. 이 문서 중엔 비상 상황에서 승객들을 배 밖으로 탈출시키는 '안내 방송 매뉴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참사 당시 방송은 매뉴얼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내용만 반복됐지요.

목포신항에서 계속 남아 취재 중인 이가혁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이가혁 기자, 선체 5층 선원실에서 발견됐다는 퇴선 방송 매뉴얼이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기자]

지난달 말 배 5층 선원실 내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서를 발견했는데, 이 중에 비상 상황에서 승객들에게 탈출을 명령하는 방송 문구가 적힌 매뉴얼도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사진을 보시죠. 이게 A4 용지 1장짜리 매뉴얼입니다. 코팅이 된 상태라 글자가 매우 또렷하게 보이는데요.

화재 상황을 가정해서 단계별로 상황을 알리고 이후 퇴선을 '준비'하라는 안내, 최종적으로 '퇴선을 하라'는 안내까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좀 더 살펴보면, 퇴선 준비 단계에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구명동의를 착용해 주십시오." 그리고 "3층 좌현 갑판과 4층 좌현, 우현 갑판 비상 집합 장소로 모여 주십시오"라고 방송을 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퇴선 단계에서는 "이동시 방해가 되지 않고 몸에 지닐 수 있는 귀중품만 챙기십시오. 노인, 어린이 동반 승객 우선으로 비상 집합 장소로 이동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배가 침몰하는 순간 배에서 나온 안내 방송은 "움직이지 말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매뉴얼대로 방송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앵커]

매뉴얼이 완전히 무시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더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피 방송 매뉴얼 뿐 아니라 다른 중요한 문서들도 함께 나왔다고 하는데 그 부분에도 굉장히 관심이 갑니다.

[기자]

선원들의 업무 일지, 업무 인수 인계서, 각종 계약서 등이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비닐로 코팅이 된 것은 선체조사위원회가 보관중이고, 복원이 필요한 건 국과수 원주 본원에서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업무 일지의 경우 출항 당일 기록 등이 포함돼 있다면 앞으로 있을 진상 규명에도 중요한 단서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아직 5명의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되지 않은 상태인데, 안타깝게도 객실부는 수색할 곳이 거의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서요?

[기자]

배 3, 4, 5층을 총 4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는데, 현재 2곳만 남은 상태입니다. 이 두 곳도 수색 진척률이 90%가 넘어 내일쯤이면 객실부 1차 수색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는 선체 꼬리쪽 인근의 부두 바닥 위에서 치아 1점을 발견해 정밀 감식을 하고 있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배가 물 위로 올라오고, 이후 4명의 미수습자 유해가 나온 것 모두 믿기 힘든 일인 것처럼 앞으로 있을 화물칸 수색에서 나머지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되는 것도 불가능한 게 아닐 것"이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