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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M출동] "오징어 하면 울릉도", 이제는 옛말..金징어, 이유는?

이덕영 입력 2017.06.19. 20:41 수정 2017.06.19. 21: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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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1960년대 울릉도 도동항입니다.

오징어가 지천에 깔렸습니다.

"오징어도 대풍일세, 트위스트"

이런 노래도 나올 만큼 오징어 하면 울릉도였는데 이제 옛말입니다.

너무 안 잡히다 보니까, 울릉도에서마저도 금징어가 될 정도로 가격이 뛰고 있다는데요.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이른 새벽, 항구로 어선 한 척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12시간 넘는 밤샘 조업에도 잡은 건 오징어 2백여 마리, 두 상자뿐입니다.

금징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도착하자마자 인근 횟집 상인들이 앞다퉈 가져가지만 손에 쥔 1백여만 원으로는 기름 값과 선원 두 명 인건비도 빠듯합니다.

[김대환/천진호 선장] "양이 예전 같으면 지금 나가면 1천 마리씩, 2천 마리씩 잡는데 금년 아예 고기가 (없고…)"

오징어를 잡아 아이들 대학 보내고 결혼도 시켰다는 건 그야말로 옛말.

[정영환/울릉어업인 총연합회장] "거의 다 빚에 의존해서 생활을 한다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그냥 바다만 바라보고 오징어 소식만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죠."

실제 한때 연 1만 4천여 톤 넘게 잡히던 오징어는 최근 5년 새 어획량이 5분의 1 넘게 줄어 작년에는 1천 톤도 안 됐습니다.

오징어만 50년 이상 잡았다는 70대 선장.

집어등 수십 개를 밝히고 나홀로 조업에 나섰지만 올라오는 건 빈 낚싯줄뿐입니다.

이 배가 조업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다 돼 가는데요, 아직까지 한 마리의 오징어도 잡지 못했습니다.

[박원래/부성호 선장] "이제 없으면 배 감척 넣고 끝내야지… 한 10년 전만 해도 나가면 거의 한 반 배 아니면 한 배 이렇게 잡았는데…."

문제는 오징어가 돌아올 기미도 없다는 것.

주변 바다 수온이 관측이 시작된 60년 전보다 2~3도나 올랐습니다.

오징어떼가 북상하면서 울릉도 주변에는 아예 어장이 형성도 안 되고 있습니다.

[김윤배/울릉도·독도해양과학기지 선임기술원] "너무 덥다 보니까 오징어가 적정 수온을 만나지 못하다 보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 수역 조업권을 산 중국 어선들은 오징어가 내려오는 길목에서 싹쓸이 조업을 하기 일쑤입니다.

[울릉군 어업지도선(지난해 11월)] "중화인민공화국 어선에게 알립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타격은 어민들만 받는 게 아닙니다.

오징어 먹물을 가공해 화장품 원료를 만들던 공장은 이미 4년 전 가동을 멈췄고 마른오징어를 팔던 특산품 매장들도 너무 뛴 가격에 발길이 끊기고 있습니다.

[김종하/특산품매장 운영] "이거 정도면 4만 원에 넉넉히 구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격이 있잖아요, 6만 5천 원…."

섬 경제가 휘청이자 울릉도는 오징어 대신 참돔이나 방어 양식을 시도하고, 지난달에는 북한과 공동조업을 하거나 중국처럼 조업권을 사게 해달라고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수일/울릉군수] "북한에 어업 사용료를 주고 우리가 하자는 얘기입니다. (중국보다) 우리가 좀 더 주고 거기를 우리가 가자는 얘기입니다."

국내 소비량 1위의 국민 수산물이자 울릉도 주민들을 수십 년 먹여 살리다시피 한 오징어의 실종.

기후 변화와 중국 어선 남획에 따른 토종 수산물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이덕영기자 (deok@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