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채권단, 경영권·우선매수권 박탈..P플랜도 '만지작'

오상헌 기자 2017. 6.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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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이 채권단(주주협의회)의 상표권 사용 조건 수락 요청을 결국 거부하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은 더 불투명해졌다.

19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산업으로부터 "상표권 사용 조건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문을 받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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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상표권 조건 변경없다" 산은에 통보
빠르면 20일 회의, 채권회수·법정관리 강경책 논의될듯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2일 부산 강서구 에어부산 신사옥 준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News1 부산=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금호산업)이 채권단(주주협의회)의 상표권 사용 조건 수락 요청을 결국 거부하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은 더 불투명해졌다. 금호아시아나가 법적 분쟁을 포함한 사실상의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어서 채권단의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을 불사하고 강경책을 선택할 경우 금호타이어 채권 회수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권 및 우선매수청구권 박탈, P-플랜(법정관리의 일종) 신청 등 선택 가능한 옵션이 모두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9일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금호산업으로부터 "상표권 사용 조건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문을 받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호산업은 채권단이 제안한 중국 더블스타타이어의 상표권 사용 조건(5+15년 사용, 3개월 전 서면통지로 해지 가능, 20년간 연 매출액의 0.2% 고정 사용요율, 독점적 사용 등)을 거부하고 Δ사용기간 20년 보장 Δ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Δ독점적 사용 Δ해지 불가 등의 조건을 고수했다.

산은은 이날 내부적으로 금호타이어 관련 입장을 정리한 후 빠르면 20일 주주협의회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 회의에서 주주협의회 소속 금융회사들과 협의해 매각 일정과 대응책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금호산업이 기존 사용조건을 고수함에 따라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양쪽이 서로가 제시한 사용 조건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 협상의 여지도 많지 않다.

조만간 개최되는 채권단 회의에선 당장 오는 22일 결의하는 1조3000억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대출채권 만기 연장 안건의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딜(거래) 무산 우려가 커진 만큼 상환 유예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금호타이어 대표이사로 등재해 있는 박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경영평가 결과 지난해에 이어 'D등급'이 나오면 박 회장에 대한 해임 결의가 가능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2년 연속 D등급이면 대표이사 해임안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무효화하는 조치도 논의될 수 있다. 채권단과 박 회장이 맺은 우선매수권 조항엔 매각방해 행위 등이 있을 경우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금호산업의 상표권 사용 조건 수용 거부가 '매각방해 행위'에 해당되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 금호아시아나가 우선매수권 청구를 위해 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언론을 통해 공표한 것도 매각방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의 인수 의지를 꺾거나 거래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의 자력갱생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유동성 부족 등이 겹쳐 신규자금 투입 없이는 경영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3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차입금 상환이 여의치 않으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채권단 내에선 법정관리의 일종인 P-플랜을 신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도 소송 등의 카드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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