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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데이터센터로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단점을 극복하다

강일용 입력 2017.06.19. 11:3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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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강일용 기자] 인터넷은 데이터센터가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페이지, 이메일 서비스, SNS, 온라인 게임 등 인터넷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가 데이터센터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이러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과 사용자가 생성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은행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제 데이터센터를 빼놓고 인터넷 산업을 논할 수 없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때문에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까지, 심지어 네이버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2015년 말에 국내 데이터센터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데이터센터의 45.8%를 IT 서비스 사업자가 이용하고 있었고, 24.1%를 통신사업자가 이용하고 있었다. 정부 및 공공기관의 데이터센터 점유율도 20.5%에 달할 정도로 이용량이 많았다. 금융 및 증권은 4.8%, 연구소는 2.4%, 교육 및 기타는 2.4%의 점유율을 보여줬다.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센터 전경

<데이터센터의 내부 모습>

데이터센터의 문제점: 전기먹는 하마

하지만 데이터센터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에는 인터넷 서비스를 지탱하고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해 수 많은 서버 컴퓨터와 스토리지(저장장치)가 뭉쳐있고, 이를 외부와 연결하기 위해 많은 네트워크 설비가 갖춰져 있다. 모두 매우 많은 열기를 발생시키는 장비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열이 많이 발생하면 바로 문제가 일어나는 장비들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러한 열을 식히기 위한 강력한 냉각 장비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에 갖춰진 각종 IT 설비에 냉각 장비까지 수 많은 기기가 엄청난 규모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다. HPE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모는 국내 전체 전력소모의 2%, 산업용 전기의 7~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인구 30만 명인 춘천시의 1년 전력사용량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냉각 장비의 전력소모가 심하다. 데이터센터의 컴퓨터 장비가 소모하는 전기가 100이라면, 130 정도의 전기가 냉각을 위해 소비되고 있다. 냉각 설계가 효율적이지 못한 소규모 데이터센터의 경우 냉각을 위한 전기가 200~300까지 낭비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지경이다.

데이터센터를 지탱하기 위해 전력 생산을 늘리면 필연적으로 환경 오염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세계 전력 생산은 대부분 화석 연료, 특히 석탄에 기대고 있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 발전은 알다시피 미세먼지 대란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 역시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원자력 발전은 사고의 위험도 크고, 발전 후 남는 핵 폐기물 처리 때문에 필연적으로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데이터센터 운영과 신규 설립을 중단할 수는 없다. 데이터센터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의 규모는 2017년 121엑사바이트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 2000년까지 쌓인 데이터는 오늘날 우리가 쌓는 데이터의 하루 치에 불과할 정도다. 인터넷 이용 인구도 2020년에는 59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전 세계 인구 3명 가운데 2명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게다가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도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LG유플러스의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의 문제를 극복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때문에 각광받고 있는 것이 친환경 데이터센터다.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는 1.1~1.3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일반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가 1.5~1.8 정도이니 상대적으로 적게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전력효율지수 1.5~1.8은 미국 기준이다. 국내의 경우 일반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가 2.66으로,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가 심한 것으로 측정되었다.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10월 조사 기준))

전력효율지수(Power Usage Effectivenes): 데이터센터의 총 전력소모량을 IT장비 1대당 전력소모량으로 나눈 값.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좋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사례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두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형태는 태양광, 풍력, 수력(조력 포함) 등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설비를 데이터센터와 함께 설립해 화석 연료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사용 비중을 줄이거나 아예 없앤 데이터센터고, 두 번째 형태는 데이터센터 외부 환경을 활용한 냉각 방식을 도입해 냉각 장비의 전력 소모를 줄인 데이터센터다.

첫 번째 형태는 페이스북이 아일랜드 클로니(Clonee)에 건설하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스북의 6번째 데이터센터인 클로니 데이터센터는 클로니의 풍부한 풍력 자원을 활용해 100% 풍력 발전으로만 구동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가 될 계획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클로니 데이터센터는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의 데이터센터 설계 기술을 도입했다. OCP는 페이스북이 저전력 고효율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기 위해 외부업체와 함께 서버, 냉각장비, 냉각구조 등을 표준화하는 프로젝트다. 페이스북은 OCP의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자체 냉각 효율을 강화하고, 저전력 저발열 서버를 도입해 냉각 장비의 전력 소모를 줄여 냉각 장비 구동에 들어가는 전기를 100% 풍력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북극 말고 사막에 들어선 친환경 데이터센터도 있다. 호스팅 기업인 페어네트웍스는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복판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데이터센터 외곽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태양광 발전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했다. 일반 전기는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할 때 임시로만 이용하고 있다.

두 번째 형태의 대표적인 사례로 구글이 2011년 핀란드 하미나(Hamina)에 세운 데이터센터를 꼽을 수 있다. 하미나는 핀란드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나무나 나무를 가공한 제품(가구, 종이 등)을 수출하는 것이 도시의 주력 사업이다. 구글은 문을 닫은 종이제조공장을 매입해 데이터센터로 개조한 후 하미나에 풍부한 해수를 끌어들여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에 자주 이용되는 공랙식 냉각 대신 공랭식과 수랭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냉각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구글 뿐만 아니라 국내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도 외부 환경을 활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2013년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각'을 설립했다. 춘천은 전국에서 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지역 가운데 하나로, 연평균 온도가 수도권보다 2도 가량 낮다. 네이버는 산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람이 자연스럽게 서버실 내부로 흘러들어 열을 식히도록 데이터센터를 설계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형태를 혼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2013년 스웨덴 루레아(Luleå)에 설립한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루레아 데이터센터는 대부분의 전력을 인근 루레아 강에 위치한 수력발전소에서 공급받는다. 루레아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 소모 가운데 70%가 수력발전을 통해 충당되고 있다. 또한 루레아 데이터센터는 내부 장비의 열을 식히기 위해 차가운 북극의 바람을 이용한다. 루레아 지방은 북극에서 약 96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매우 추운 지방이다. 1년 내내 겨울 날씨인 셈이다. 페이스북은 이 기후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냉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친환경 데이터센터에도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 데이터센터에도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 번째 단점은 주력 데이터센터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충분한 응답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주로 사람이 많이 모인 도시 주변에 설립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전체 데이터센터의 70.6%가 수도권에 건설되었고, 44.3%는 서울 내에 설립되었다. 지방에 설립된 데이터센터도 부산,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 인근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었다. (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10월 조사 기준) 이러한 흐름은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반면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북극이나 사막 한 가운데 등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에 건설되고 있다. 전용 인터넷망을 연결해도 재빠른 응답속도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많은 사용자가 접근하는 서비스 제공용 주력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 및 보관을 위한 보조 데이터센터로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 단점은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냉각효율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 데이터센터의 내부 온도는 18~27도(평균 22.5도)인데 비해,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내부 온도는 18~34도(평균 26도) 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고작 3.5도차이에 불과하지만, 이 때문에 내부 장비의 고장이 상당히 잦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에 비해 더욱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다.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단점을 극복하라, MS 프로젝트 나틱

이러한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친환경 데이터센터의 이점을 누리기 위해 MS가 고민해낸 방식이 바로 바다속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Natick)'이다. MS 레드몬드 리서치센터의 NExT 팀이 2014년부터 연구해온 나틱은 육지 근해에 캡슐형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냉각 효율과 활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나틱

<바닷속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나틱>

NExT 팀은 2016년 강철로 만든 캡슐 내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후 이를 미국 태평양 연안 해저 환경(수심 9.1m)에서 105일간 시험 운영을 진행했다. 캡슐 내부에는 고압 질소가 채워져있는데, 이 질소를 활용해 서버 등 각종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외부로 배출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해저 환경은 엔지니어들이 장비 수리나 교체를 위한 접근이 매우 어렵다. 때문에 장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즉각 파악하고 나틱이 설치된 해저의 외부 환경과 캡슐 내부 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100개가 넘는 센서를 설치했다.

나틱은 105일간의 시험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현재 NExT 팀은 지름 2.4m의 현재 캡슐보다 3배 이상 더 큰 캡슐 시스템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또한 조력을 활용한 자체 전력 생산 시스템도 추가할 계획이다. MS의 목표는 나틱이 큰 고장 없이 5년 동안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MS는 나틱이 해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에 센서로 측정해본 결과 캡슐에서 발산하는 열은 몇 센치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할 수 없을 만큼 수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벤 커틀러(Ben Cutler) MS 프로젝트 나틱 연구원은 나틱이 기존 친환경 데이터센터에 비해 3가지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접근성이다. 전 세계 인구의 50%가 바다 인근 200km 내에 거주하고 있는데, 나틱을 활용하면 이들에게 빠른 반응속도를 활용한 최적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MS는 나틱이 적합한 지역으로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을 꼽았다. 이 국가는 모든 인구가 바다 근처 200km 내에 거주하고 있다.

프로젝트 나틱

두 번째는 효율성이다. 나틱은 열 배출 능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기존 친환경 데이터센터보다 장비 고장이 적다는 것이다. MS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틱의 내부 온도는 18~25도(평균 21.5도)로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우수하고, 전력효율지수도 1.1 미만으로 측정되었다.

세 번째는 설치의 편리함이다. 기존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센터 설립에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나틱은 90일이면 캡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증설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물론 나틱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틱은 밀봉된 캡슐을 바다 속에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 부품이 고장나도 엔지니어가 접근하기 어렵다. 데이터센터 자체를 한계까지 운영하다가 시스템 전체를 바다에서 꺼내서 교체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라면 부품 교체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잘한 고장도 설비 증설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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